기연을 얻다
전기소설의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기연입니다.
마치, 하늘이 정해 놓은 것과 같은 숙명 속에서 이러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등장하게 됩니다.
<천룡팔부> 또한 이러한 전기소설의 특징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사공현의 핍박에 단장산 1을 강제로 먹게된 단예는 종영이 기르던 섬전초를 우연히 만나, 독이 있는 섬전초에 물려 꼼짝 못하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죠.
그런데, 독중지왕(毒中之王) 2인 망고주합 3이 단예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독지네를 잡아 먹으려고 따라 들어가게 됩니다.
단예는 이로 인해서, 북명신공과 능파미보라는 절기에 이어 만독불침지체 4가 된 셈이죠.
3부와 4부의 줄거리는 단예가 이처럼 기연을 얻어서 북명신공과 능파미보의 무공을 익히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대악인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맺게 되고, 젊었을 적 자신의 아버지인 단정순의 바람끼에 기인한 복잡한 여자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목완청과 단예의 남매 관계. 그로 인해서 괴로워하는 마음의 번민의 과정이 주요 줄거리입니다.
카르마(Karma)
"업보로다. 업보야......"(단정순)
이 대사는 단정순이, 목완청이 단정순의 부인인 도백봉을 죽이려고 하면서 목완청이 자신의 딸임을 알게 되면서 내뱉는 대사입니다.
그 과정에서 단정순의 복잡한 연인 관계가 드러나죠.
종만구의 아내가 된 감야차 보보, 목완청의 스승인 수라도 진홍면, 그리고 현재의 단정순의 부인인 도백봉......
불교에서는 업(카르마)을 중시합니다.
업이 없이는 윤회설이 설명이 되지를 않죠.
업이란, 인과 관계입니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죠.
선업은 선업을 낳고, 악업은 악업을 낳습니다.
단정순의 이 다정(多情)이 낳은 업보는 고스란치 단예에게 물려지게 됩니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이인데, 사랑을 하게 된 단예와 목완청.
그로 인한 번민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두 사람은 사대악인의 맏형 악관만영에 의해 춘약 5에 중독 되어서 큰 고비를 맞이하게 됩니다.
사대악인(四大惡人)
악관만영, 무악부작 섭이랑, 남해악신, 궁흉극악 운중학 등이 사대악인입니다.
김용의 소설은 인물의 개성적인 묘사와 함께 실제로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을 불어 넣는 인물 묘사가 특징입니다.
<천룡팔부>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나타납니다.
특히, 악관만영의 외모적 특성과 복화술 6 등은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천룡팔부>(2003)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지함이 좀 결여 되어 있는 흥미 위주의 연기력이랄 수 있습니다.
사대악인은 원작에서는 일반인이 눈도 못맞출 정도로 두려운 존재들입니다. 살인을 밥먹듯이 일삼죠.
하지만, 시리즈에서는 너무 우스꽝스럽게 묘사 되어 있어서, 이러한 진지함이 결여되어 원작이 갖는 질적인 측면을 떨어뜨리는 감이 있습니다.
시리즈로 4부까지가 대략 1권의 내용입니다.
총 40부작인데, 책으로는 10권이니 1권이 4부가 되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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