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94번째 이야기> 무료 VOD: 곰tv 원제: Paradise Murdered (2007) 러닝타임: 112분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성지루, 박솔미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를 보니 박해일이 이끼에 캐스팅 된 이유를 알 것 같더군요. 이 영화의 분위기 <이끼>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영화가 절정으로 치달을 때의 영화적 구성은 오히려 이 영화가 더욱 뛰어난 측면도 있는 듯 해요.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이끼>의 손을 들어준다면, 스릴러에는 <극락도 살인사건>의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
17명의 극락도 섬주민
이 영화 개봉 당시 영화를 홍보할 때 실화다 아니다 말이 많았던 영화인데요. 이에 대해서 관계자가 실화가 아니라고 해명할 만큼 영화 몰입도가 우수한 작품인 것 같아요. 극락도라는 곳이 실제 하는지는 잘모르겠지만. <극락도 살인사건>이 촬영된 주배경지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가거도라고 합니다.
"인심 좋아, 살기 좋아 극락도 아닌가벼~"
극락도의 총 구성인원은 이장 부자, 의사, 간호사, 전신주를 손보러 뭍에서 온 전기기사 4명, 물지기꾼, 사냥꾼 등 해서 총 17명입니다. 이 섬마을의 인물들을 보면 약간 이상한 점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그냥 평범한 섬마을 사람이라기 보다는 감독이 약간 섬뜩한 느낌을 주기 위해 분장을 좀 꾀죄죄하게 한 점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 풍자스럽기도 하면서 공포스러운 스플래터 무비 스타일의 이런 느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지요. 하지만, 스플래터 무비가 코믹스럽다면 <극락도 살인사건>은 무척 진지한 편에 속합니다.
그러한 느낌이 영화를 보는 중에 살짝 불편할 수도 있어요.
「이장이 들여 오지 말아야 할 물건을 들여다 놨다.」
우발적인 살인 사건인지 계획적인 살인 사건인지는 모르지만 순박해 보이던 이 섬마을에 살인 사건이 하나 발생하게 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과 서로에 대한 의심이 커져 가면서 섬마을 사람들은 살인자를 색출하려고 하지만 살인 사건이 계속하여 발생하게 되지요. 우연찮게도 섬마을 사람들은 '미친날'이라고 부르는 이 섬마을의 이 시기 즈음의 기후 때문에 뭍과 연락마저 두절 되지요.
문명과의 단절
극락도는 뭍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무전기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TV, 전화, 핸드폰 등 온갖 문명의 이기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섬마을 의사인 제우성(박해일 분)의 라디오 하나 뿐이지요.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중반 정도인데, 핸드폰은 귀하다 손치더라도 전화나 tv마저도 없다는 것이 저로써는 좀 이상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은 섬에도 인터넷과 핸드폰이 들어가는 세상이지만 이 영화의 이러한 설정은 제가 생각하기에 문명과의 단절과 인간이 특정 장소에 고립 되었을 때처럼 폐쇄된 사회가 얼마나 한계성과 문제점을 들어낼 수 있는가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정보에 노출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정보 부족과 그 한계로 인해서 이 섬마을 사람들은 모두 미신의 존재를 믿는 듯 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영화 말미에 이러한 현상이 약의 부작용에 의한 환각으로 설명이 되긴 했지만, 저는 한편으로는 그러한 생각도 들더군요.
결말 비교
<이끼>와 영화를 비교한 김에 <극락도 살인사건>의 결말도 한 번 비교를 해볼까 합니다. <이끼>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존재하는 열린 결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유선의 눈빛은 많은 것을 추측하게 하게 하지요. 반면에 <극락도 살인사건>은 하나의 결말로 귀결됩니다. 영화를 지배하는 '과연 누가 살인자일까?'라는 의문을 친절하게 해설해주지요. 추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러한 호기심에 대한 답을 영화 중후반부에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겠죠. 또한, 이런 친절한 해설에 대해서 약간은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큰 반전을 기대했던 관객에게 충격적인 반전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유추해볼수 있는 어림짐작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거든요.
<이끼>에 유선이 있다면 <극락도 살인사건>에는 박솔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선보다는 그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작품 속에서 스토리 라인의 큰 방향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하지요. 미스터리 장르에서는 이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에게 '어! 이게 아닌가보네.'하는 느낌이 들도록 생각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주의환기를 시키는 역할이랄 수 있지요. 박솔미도 그러한 역할을 충분할 정도로 해내줬다고 봅니다.
<이끼>가 강우석이라는 흥행감독과 만화원작의 힘을 입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라고 본다면, <극락도 살인사건>도 그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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