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새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 재방송을 보았습니다. <사랑을 믿어요>는 고삐를 단단히 쥐고 달려나가야 하지 싶습니다. 바짝 긴장 타라는 얘기죠.
김현주의 오래간만의 컴백작이자, 국내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는 김수현 작가에게도 사랑을 받는 이유리, 그리고 국민엄마 고두심과 길용우, 김석훈 등의 출연진의 안정된 연기와 스토리의 잔잔한 재미들과 <안녕 프란체스카><종합병원 시즌2><우리들의 해피엔딩> 등으로 다져진 노도철 연출의 앙상블이 오랜만에 드라마다운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오늘도 이 드라마를 보고 싶었고 기다려졌고, 이 드라마를 보고 리뷰하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졌던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기왕 <사랑을 믿어요> 리뷰를 시작하였기에 본방사수는 <사랑을 믿어요>를 하기로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은 재방을 간간히 리뷰해야겠네요.
주메뉴보다 쯔끼다시(突き出し)가 더 맛좋은 드라마
가끔 일식집을 잘못 들어가면 쓰께다시라고 불리는 주메뉴 이외의 기본안주들이 더 화려하고 맛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쯔끼다시가 대단히 좋아서 본메뉴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 기대감을 만족시켜주는 본메뉴는 불행히도 좀처럼 없었어요.
<사랑을 믿어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승우와 혜미의 스토리 진행 상황은 솔직히 이제 기대를 안하고 있습니다. 잘해야 '불륜'이니까 말이죠. 대신 기대 이상으로 주인공 이외의 감초 역할들이 대활약을 하였습니다. 바로 권기창(권해효 분) 부부 이야기인데요.
자식들 문제로 인해서 아내의 역할을 마지 못해서 경험했던 기창은 아내의 노고에 "자식 셋 키우느라고 니가 고생이 많다."면서 영희(문정희 분)을 위로하며 같이 포장마차에서 술도 나누면서 간만에 부부 간의 애정을 돈독히 하였습니다. 하지만, 애정의 탑이 쌓아져가려 하는 무렵 기창은 다시 예전의 고리타분하고 가부장적인 가장으로 돌아가며 영희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됩니다.
글을 쓰는 영희의 작품에 대해서 무자비한 포격을 가한 것이죠. 그리고, 심지어 작품이 들어 있는 USB를 베란다 난간 쪽으로 버리기까지 합니다. 울며불며 쫓아내려가 USB를 집어 들려는 찰나, 용달차가 USB를 박살냅니다. 이러한 일련의 영희의 연기가 완전 코믹입니다. 너무 웃겨서 오늘은 정말 재밌게 느껴졌던 <사랑을 믿어요>입니다.
요즘도 이렇게 남편에게 구박 받으며 사는 사람이 있나 싶네요. 자식 셋을 키우는 보모나 가족들 식사를 챙기는 식모 정도로만 생각하는 기창의 행동을 오로지 작가의 꿈을 꾸며, 소설을 쓰며 탈출구로 생각해왔던 영희였는데, 남편에 의해 꿈이 짖밟히니 울음이 날만도 합니다. 생명 같던 작품을 잃은 채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영희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습니다.
"얘, 니가 보내준 메일로 작품 읽어봤는데, 그거 들고 빨리 와봐. 받은 메일함에 있을거야. 아이디랑 비밀번호는..."
우리는 기창 부부을 통해서 자료보관의 중요성(?)과 앞으로 인생이 역전될 기창 부부의 이야기를 어림짐작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희가 작가로 성공할지 그리고 기창에게 부엌떼기로 구박받은 시절의 앙갚음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기대가 되네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