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쬐금한 계집아이로만 기억되어 있던 윤희에게서 우진은 처음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듯 합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무덤 앞에서 울먹이는 윤희를 동정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우진의 모습에서 그동안 윤희를 골려주던 장난끼 가득한 우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동정심 특집인가요? 남자에게 채이고 술을 죽어라 먹고 뻗어버린 명희를 바라보는 철수의 심정도 밝지가 못합니다. 명희의 할머니에게 오해를 받으면서도 명희를 감싸는 철수의 모습이 듬직하기만 하네요. 명희보다는 윤희를 맘에 두고 있던 철수에게... 명희를 여자로는 보지 않던 철수에게 이번 사건이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올지 기대됩니다.
때때로 마음의 작은 파장이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자꾸 떠오르게 합니다. 동정심이 되었건, 모성애가 되었건, 사랑이 되었건 간에 말이죠. 이 미묘한 마음의 잔상이 서서히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 그것이 호감이면 사랑으로, 비호감이면 미움으로 변하게 될테지요.
우진과 철수는 아마도 호감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왜냐하면 우진의 경우는 어린 시절부터 윤희와 함께 한 정이 있고, 현재도 티격태격하지만 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 때문이죠. 까칠한 성격의 우진이 윤희를 골리는 재미는 진정으로 재미있어하는 모습입니다. 굉장히 유치한 면이 있지만 어린 남자애들도 우진과 마찬가지의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요. 관심 있는 여자애에게 일부러 못된 짓을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뜨거운 사랑만이 최선인가?
여성에게 모성애가 있다면 남성에게는 보호본능이 있습니다.
모성애든 보호본능이든 그 밑바탕에는 상대방에 대한 동정심 같은 것이 깔려 있지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사랑을 믿어요>는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은 좀 세련되지 못한 연애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연애를 한창 ing 중인 미혼 남녀보다는 기혼자나 중장년층을 위한 드라마 같기도 해요.
혜진의 경우도 남편인 동훈과 이와 비슷한 연애를 하였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승우의 "남편을 사랑해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그 반증이지요.
하지만, 뜨겁지 않은 사랑으로 결혼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단점만 가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뜨거운 사랑은 오래가질 못하지만, 은은한 사랑은 오래가기 마련입니다.
<뻐꾹씨의 비밀번호>, 그 내용이 궁금하다
한편, 영희는 방송사로부터 자신이 응모한 작품이 수상을 했다는 믿지 못할 사실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강의 중인 남편에게 뛰어가 사실을 알립니다.
아내가 작가가 된 사실이 못 믿기는 것은 기창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창이 생각하는 작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영희가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은 기창의 닫혀 있는 사고에 옳지 않은 정보라고 여기고 받아들이길 거부 하는 것 같습니다.
희노애락을 같이 하는 부부라면 당연히 같이 기뻐해 주어야겠지만, 경제권을 쥐고 있던 기창이 영희의 방송 작가 데뷔로 인해서 그 위치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이제 영희와 기창의 부부 관계의 구도가 완전히 대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찬밥 취급을 당하던 영희는 친정집에서도 난생 처음으로 한 상 거하게 받지만, 아내의 기쁜 일에 축하도 못해주는 찌찔남 기창은 집에서 외롭게 라면을 끓여 먹고 있네요.
그동안 기창의 태도 때문에 열받아 있었을 여성 시청자들이 후련해 할 대목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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