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패>가 끝나고 새 월화 드라마가 시작하였습니다.
제목은 <미스 리플리>......
첫방을 본 결과 '미스 리플리'라는 다소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매우 우울한 느낌이었어요.
왜냐하면, 우리 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죠.
정극 형식의 드라마이고 가볍지 않은 기획의도를 지닌 만큼 리뷰하기도 좀 부담스러움을 느낍니다.
16부작의 미니 시리즈 형식으로 김승우, 이다해, 박유천, 강혜정 등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꽤 호화 캐스팅이죠?
이들 등장인물과 함께 1회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과거를 잊고 싶은 그녀, 장미리(이다해 분)
돈도, 학벌도, 운도 없는 장미리는 얼굴과 몸매는 되고, 일본 하가타 사투리를 할 줄 압니다.
그녀가 일본의 사투리를 하는 것은 일본으로 입양이 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도박빚을 갚기 위해서 접대부 생활을 하였기 때문인데, 접대부 생활을 청산하면서 장미리는 포주인 히라야마(김정태 분)의 전재산을 불사지르고 도망치듯이 한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관광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장미리는 비자 완료 시기까지 낮으로는 면접을 보고, 밤에는 식당 설겆이 등을 하면서 새 삶에 대한 희망이 가득한 채로 힘든 줄도 모르고 바쁘게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고졸 학력의 그녀는 제대로 된 면접을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 <내 깡패같은 애인>에서 보다 강도 높게 입사를 빌미로 면접관에게 성추행을 당합니다.
부풀었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현실 속에서 자존심은 있는대로 구겨지고 분한 마음에 눈물도 그치질 않습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면서 그녀의 재수 없는 하루에 대해 하이라이트를 장식해 주십니다.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이 때 장명훈(김승우 분)의 차에 치일 뻔하면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이뤄집니다.
남자의 자존심이 짖뭉개질 때, 호텔리어 장명훈
장미리 만큼이나 자존심에 상처 입은 이가 또 있습니다.
아내이자 자신이 근무하는 호텔의 회장의 딸인 피아니스트 이귀연(황지연 분)의 외도를 목격하며 충격을 받은 그에게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그녀.
자신의 배경과 결혼하였지 자신을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자신의 외도를 남편에게 당당하게 얘기하는 그녀를 보면서 아내를 잃은 감정과 남자로써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표정 연기가 좋았지만 '미친 존재감'으로 선굵은 연기를 해왔던 김승우의 카리스마는 어찌할겨 ㅠㅠ
어쨌든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던가요?
거의 하류인생이던 장미리나, 상류층이라면 상류층인 장명훈의 공통분모는 '상처 입은 자존심'입니다.
우울한 감정이 그들을 서로 만나 위로해 주라고 조우를 시킨 것일까요?
호텔의 VVIP급인 몬도리조트 회장을 극빈 대접을 하기 위해 필요한 하가타 사투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느라 머리가 지끈거리던 장명훈은 빗 속에서 차를 몰며 핸드폰을 받다가 장미리를 치일 뻔 합니다.
(김승우씨 운전중 핸드폰 사용 과태료 6만원에 벌점 15점입니다.ㅋㅋ~)
우울한 하루의 분풀이를 장명훈에게 일본어로 하는 장미리...
자신이 찾던 하가타 사투리를 구사하는 장미리를 찾아낸 장명훈...
"동경대 출신이라면 뭐가 달라지나요?"
"동경대 출신이신가요? 우수한 인재를 마다할 회사는 없지요. 저도 그렇구요."
비자를 연장시키기 위해서 임시직이 아니라 정규직이 필요했던 장미리가 하소연 하듯이 내어 뱉은 말이 본의 아니게 그녀를 위장취업하게 만듭니다.
전화위복일까요?
아니면.....
어쨌든, 고아원 출신>입양아>접대부였던 장미리는 한국와서 출세하게 생겼습니다.
파란만장 미스 리플리의 인생역정이 '거짓말' 한 방에 인생역전이 되는 순간이로군요.
엄마를 닮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 몬도리조트 후계자 송유현(일본이름 유타카)
완소 이다해라면 첫눈에 반할 만하지요?
극중에서는 엄마의 눈을 닮은 장미리에게 반한다는 멘트가 살짝 닭살 돋습니다.
어쨌든 일본에서 그녀를 첨봤다가 한국으로 건너와서 청일고시원 복도 앞(◀본방사수 이벤트 1회 정답)에서 그녀에게 실수로 라면을 끼얹습니다.
유타카의 일본에서의 로맨스가 한국까지 와서 고생하네요. ㅋㅋ~
첫 만남이 이러니 장미리가 그에게 호의적일리 없습니다.
몬도리조트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장미리가 어떻게 알랑방귀를 낄지 두고 봅시다.
나 동경대 나온 여자야, 문희주(강혜정 분)
동경대 나온 여자는 여기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면접 보러 가는 길에 건널목에서 쓰러지신 할머니를 부축해 드리는 선행을 하다가 면접시 보여줄 포트폴리오를 잃어버린 것도 모르고 면접을 보죠.
예고편을 보면 호텔에서 잡무를 하는 그녀를 볼 수 있는데 장미리와 문희주의 인생이 살짝 뒤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얘기를 안하고 갈수가 없는데, 강혜정의 출연이 남편 타블로의 학력위조 루머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약간은 의도적인 캐스팅이거나 혹은 의도적인 출연이라고 밖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의도적'이라는 말의 뉘앙스가 불편하신 분들께는 죄송;;)
진실은 밝혀진 상황이지만 논란의 당사자라면 당사자일 수 있는 강혜정을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드라마에 출연을 시킨다는 것은 시청률을 의식한 굉장히 의도적인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부분이 만약 제 생각대로 그러한 캐스팅이라면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부정적인 측면인데요.
만약, 이 <미스 리플리>의 줄거리 혹은 이야기의 소재가 타블로라고 한다면 타블로의 학력위조 루머를 다큐멘터리로 방송을 하였던 내용을 방송사가 드라마로 살짝 이름만 바꿔서 재탕하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진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이러한 드라마가 과연 어떠한 반향을 가져올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타블로 개인의 사생활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사전에 양해를 충분히 구하였겠지요. 다큐로 인해서 타블로의 학력 위조 루머가 결정적으로 오해를 풀었으니까요.
두번째로는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처럼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정의를 과연 흔들림 없이 믿고 사는 걸까?
정직과 성실만이 세상의 성공과 출세를 보장한다고 의심 없이 외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 제기를 시청자들에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점에 대한 공론화를 한 번 해보자는 다소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집니다.
다들 느끼시겠지만 굉장히 사회적 정의가 흔들리고 있는 사회잖아요.
이러한 흔들리는 정의를 바로 잡는데 한 몫 한다면 기획의도처럼 굉장히 센세이션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더불어 마음의 상처를 받는 타블로가 하루 빨리 팬들에게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p.s. 드라마 한 편 보고서 제 생각이 지나친 측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겠지만, 너무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 섞인 관심이라고 해석해주시고, 다소 표현이 부드럽지 못한 부분은 좋은 쪽으만 생각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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