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미녀>의 시청률이 <미스리플리>의 시청률을 따돌리고 시청률 역전 현상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안미녀>는 설정과 장르상 <미스리플리>와는 반대되는 측면이 있지만, 신분상승을 꿈꾸는 거짓말쟁이 여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거든요. <동안미녀>은 로코물의 특성상 가벼운 거짓은 용서가 되고 어찌되었던 성공의 측면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미스리플리>는 거짓으로 인한 파멸을 그릴 것이기에 큰 스토리의 맥락을 따져본다면 <동안미녀>는 <미스리플리>의 로코버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안미녀>의 리뷰를 하지는 않지만 재방을 통해서 이 드라마도 가끔 시청을 하거든요. 그래서 대략적인 스토리 라인은 알고 있습니다.
<동안미녀>의 주인공인 이소영(장나라 분)은 30세가 넘는 나이를 속이고 생활고 때문에 패션업체 인턴직을 합니다.(88만원 세대의 시대상 반영) 인턴직엔 나이 제한이 있는데 동안을 이용해서 그러한 일을 성사시킨 것이죠. 사실 이소영도 꿈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무보조에 지나지 않는 인턴직도 그녀에게는 즐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업체의 사장으로 나오는 이소영에게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지승일(류진 분)은 이소영을 실질적으로 도와서 그녀에게 패션 디자이너로써의 성공을 이끌어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공과 파멸
두 드라마의 대비를 통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역시 파멸의 <미스리플리>보다는, 성공의 <동안미녀>를...... '양치기소년' 이야기보다는 '키다리아저씨' 이야기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스리플리>에서도 성인버전의 '키다리아저씨'가 존재합니다. 장미리가 유혹한 장명훈이 그렇지요. 하지만, 그가 장미리가 생각하는 튼튼한 동앗줄인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줄 것이라고 생각을 할 따름입니다. 어찌되었건간에 장미리는 장명훈의 병상의 어머니의 뒷치닥거리를 깔끔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소화해내며 자신의 존재를 이혼을 한 장명훈의 마음 속 깊이 각인시키는데 성공을 합니다.
"흥, 죽을 때가 다됐나 보네..."
차갑게 냉소를 하는 전처인 이귀연과 지극히 대비되는 장미리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따뜻하게 백허그를 하면서 자신을 위로해주는 장미리에게 명훈은 꼴딱 넘어갈 수 밖에요.
"전 한 번 결혼을 했던 사람이에요."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조건 때문이 아니에요."
남자는 힘(권력, 사회적 위치)이라는 장미리의 가치관을 볼 때 장명훈을 유혹한 장미리의 사랑은 철저하게 계산이 된 거짓사랑 같습니다. 어찌됐건 이 키스로 인해서 장미리와 장명훈의 관계는 급진전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다시 죄어오는 과거의 그림자
히라야마(김정태 분)은 끈질긴 집념의 사나이네요. 잊으려 할수록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미리의 거처인 청일고시원 앞에서 그를 만난 미리는 기겁을 하고 도망을 칩니다. 유현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잡혔을지도 모르겠네요.
너무 놀란 미리는 유현의 품에 졸도를 하고 맙니다. 히라야마를 보면서 저는 스티븐 킹의 작품 중에서 <랭고리얼>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나더군요. 과거를 좀먹는 괴물이 마침내는 현실까지 덮쳐오게 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인데요. 히라야마가 아마도 미리에게는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서히 고개를 드는 희주의 마음
<미스리플리>의 주인공은 장미리입니다. 장미리가 표면적인 주인공인 이유는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반면 문희주는 거짓이 종말을 고하길 바라고 진실이 도래하길 염원하는 다가올 미래라는 점에서 <미스리플리>의 내면적인 주인공입니다. 유현은 거짓이 추락하여 상처를 입었을 때 치유하고 위로가 되어줄 미리의 안식처라고 생각이 듭니다.
각 캐릭터가 상징하는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을 해봤어요. 그렇기에 상처를 덜 입은 장미리가 아직은 유현을 만날 때가 안된 것이죠.
희주는 장미리의 학력위조로 인해서 경찰서 철창 신세를 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미리를 의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된 듯 합니다. 아직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기에 그냥 웃고 넘어가지만 말이죠. 희주의 마음은 미리에 대한 의심의 마음과 함께 유현에 대한 호감도 서서히 고개를 처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의 마음이 미리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이미 유현에게로 마음이 기울게 된 듯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캐릭터와 캐릭터의 상징성을 음미해 보면서 <미스리플리>의 4회 줄거리를 마칩니다. 거짓된 가면을 벗고 진실된 얼굴로 서로를 대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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