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에게 있어서 장미리가 훔친 희주의 건축물 스케치는 희주의 아버지가 남긴 유작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동경대 졸업장 학력위조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못 다이룬 꿈을 딸이 대신한다는 꿈도 포함된 것이기에 희주에게는 아주 소중한 스케치인 것이죠.
학력위조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했다면서 만만한 희주에게 다시 한 번 주객이 전도된 행동을 하는 장미리...
착한 희주도 이젠 참지 못하고 미리의 뺨을 후려칩니다.
"그렇게 사는게 행복하니?"
거짓된 삶을 사는 미리를 희주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유현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진실을 밝히라는 말에 미리는 거짓이 탄로날 것을 저어하여 희주를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미리의 이 대사는 제가 생각하는 <미스리플리>의 결말과 일치하는 것 같아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결말은 영화 브루스 윌리스가 정신과 의사로 출연하였던 <컬러 오브 나이트>과 유사한 결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난 끝까지 이렇게 살거야...그 거짓말 진짜로 만들어버리면 되니까.."
반성할 줄 모르고 희주를 설득하려는 미리를 희주는 더이상 마주 대할 수 없어서 집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여기서 회상씬이 나오는데 이 회상씬을 통해서 미리는 엄마가 자신을 고아원에 버린 사실을 어릴 적부터 부정해 온 것을 부각시키는 것 같습니다.
희주의 반격...하지만 유현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다시 멈추게 된다
부모의 존재, 가정이라는 울타리의 중요성은 한 아이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린 미리에겐 너무 큰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미리는 그러한 충격을 받지 않기 위해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엄마가 자신을 버린 사실을 믿지 않았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입양이 되면서 시작된 미리 인생의 불행은 자신이 처한 현실마저도 부정을 하며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맘 속 깊은 욕망이 차곡차곡 쌓인 것입니다.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기회가 미리에게 찾아온 것은 한국으로 입국을 하며 장명훈을 만났을 즈음이었겠지요.
지옥과도 같았던 현실에서 벗어날 기회를 찾은 미리의 맘 속 거짓세계...
그것은 엄마의 버림으로 인해 상처 입은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 미리의 현실도피가 아닐까 합니다.
명훈은 미리의 과거가 담긴 접대부 명함을 지니고 그녀에 대한 미련을 품은 채 히라야마를 만납니다.
히라야마는 일본 후쿠오카의 술집 주소를 적어주지요.
명훈은 서서히 미리의 과거에 접근을 합니다.
미리가 쓰고 있던 가면 뒤에는 명훈이 납득하기 힘든 추악한 과거가 숨겨져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훈은 그녀에 대한 미련마저도 이 사실로 인해서 접게 될까요?
한편, 송유현은 양모 이화가 자신이 결혼할 미리를 그룹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자신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해 미리와의 교제설을 부인하는 기자 회견에 맞서 자신의 피앙새가 될 사람이라면서 반대 기자 회견을 하게 됩니다.
"정말 기뻤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다르게 사는건데..."
미리는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아마도 바꾸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유현에게도 자기자신에게도 미안한 일이겠지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유현과 미리의 러브신에는 키스신이 없다는 것...
이것 또한 이들이 이복남매지간임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이전 포스팅을 통해서 저는 몬도 그룹 부회장 이화가 미리의 생모일 것으로 추측을 하고 있는데 미리가 아무리 잘못이 크다 하여도 그 원인은 미리의 생모에게도 일부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미리의 트라우마를 부각시키는 장치는 충격적인 파멸을 맞을 미리를 위한 일종의 보호 장치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화는 아직 미리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이죠.
유천과 그룹의 책임자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셈이 빠른 이화에게 미리는 달갑지 않은 존재일 것입니다.
미리의 뒷조사를 시키는 과정에서 이화는 아마도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하겠지요.
만약 이화가 미리의 생모가 맞고, 그녀의 과거를 다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과거를 은폐하거나 과거를 조작할 만한 힘과 재력을 지닌 이화가 말이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와 유사한 일이 현실에서 많이 일어나잖아요.
<미스 리플리>의 기획의도는 그러한 가면을 벗기는 것이지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아마도 치유가 필요한 미리처럼 거짓으로 가득찬 이 세상도 치유가 필요로 하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을까 싶어요.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MBC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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