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70번째 이야기> 원제: コクリコ坂から Kokurikozaka kara (2011) 장르: 애니메이션, 로맨스/멜로 러닝타임: 91분 감독: 미야자키 고로 출연: 나가사와 마사미, 오카다 준이치, 타케시타 케이코, 히이라기 루미, 이시다 유리코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관람장소: 용산 CGV 애드젯 시사회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시사회 당첨 문자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으로 향하였습니다. OST와 예고편이 준 이 애니메이션의 기대감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 저는 '순수'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천국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지녀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지키기 힘들어지고 점점 잃어버리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이익이 상충하면서 이러한 '순수'라는 단어는 그 가치를 점점 잃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마음을 마음 한 켠에 남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겨 놓고 살아야 하도록 강요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순수와 순진이라는 단어가 서로 비슷한 의미로 인식이 되면서 어리석고 세상 물정을 잘 몰라서 타인에게 이용 당하기 쉽상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죠.
하지만, <코쿠리코 언덕에서>와 같은 작품을 통해서 꽁꽁 숨겨 놓았던, 혹은 잊어 버리고 살았던 '순수'라는 것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마음껏 끄집어 내어 놓아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살이가 각박해지면서 이제는 이런 작품들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간의 순수한 휴머니즘을 과거의 것으로만 남기기에는 우리가 잃어 버리는 것이 너무 많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상력을 일체 배제시킨 리얼리티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도쿄올림픽(1964년) 이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고교생이었던 이들의 나이를 가늠해보면 우리나라 나이로 약 63~5세 정도가 될 듯 하네요.
애니메이션의 강점이 '상상력의 발휘로 표현되는 것에 대한 흥미'라는 점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영화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상상력이 일체 배제된 작품으로 한 편의 휴머니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슌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하는 동아리 건물, 우미가 매일 빠짐 없이 거는 깃발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진정 소중한 것은 지켜져야만 한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순수하기에 더욱 열정적일 수 있고, 순수하기에 풋풋할수록 좋은 그런 사랑이라는 이름의 추억의 단상이 이 애니메이션에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적 메시지는 잔잔하고 오래 남기를 바라지만 누구나 공감 가능하고, 좀 더 재밌게 만들어질 수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평점은 그리 높게 주지를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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