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74번째 이야기>
원제: The Man from Nowhere (2010)
장르: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119분
감독: 이정범
출연: 원빈, 김새론, 김태훈, 김희원, 김성오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목이 '아저씨'인 이유
'아저씨'란 명사는 인척관계가 아닌 남남인 남자어른을 일컫는 단어로 그다지 정감이 느껴지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호칭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그러나 딱 '아저씨'라는 단어의 뉘앙스가 가지는 거리감은 존재하지요.
가끔 자신의 남편을 '아저씨'라고 호칭하는 드라마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현재 쓰이는 범용의 '아저씨'라는 단어는 낯설지도 않고 그리 멀지도 않은 느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단어가 주는 거리감은 스크린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필자는 영화가 좋고, 영화를 사랑하지만 스크린과 관객 사이에는 언제나 거리감이 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동안에는 그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아무런 영상이 올라오지 않을 때...특히 홀로 스크린과 마주 대하게 될 때 그 거리감은 절실히 다가옵니다.
♬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
이런 거리감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노래도 있지요.
물론 이 노래에서는 객석과 무대의 거리감이겠지만 말이죠.
<아저씨>의 주인공인 차태식(원빈 분)과 정소미(김새론 분)의 관계에서도 이런 거리감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아저씨이지만 그 아저씨는 항상 거리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릴 적의 아저씨라는 단어는 좀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단어였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꾸중을 할 줄도 알고, 말 그대로 '어른'스러운 매우 정감 있는 분이였지요.
사회 구조가 재편 되고 개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이런 모범적인 아저씨를 만나 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청소년이 담배를 피운다던가 일탈행위를 하여도 이를 방관하는 어른들만 늘어났을 뿐 자신과 이해 관계가 얽히지 않는 이상 이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언제부턴가 사회의 암묵적인 합의하에 진행되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마음 속에서도 정말 무관심 할까요?
자신의 자식 같은 아이들이 일탈 행위를 하는데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참견을 하지 않는 것도 한 이유가 되겠지요.
또 다른 이유는 청소년의 태도 문제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위아래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것이 없어져서 괜시리 훈계라도 한다면 뻘쭘해지기 쉽상이죠.
그래서 저는 마음마저도 방관자인 아저씨는 드물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마음 속에는 일종의 영웅심리도 잠재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사실 거의 모든 남자들에게는 영웅심리가 잠재되어 있음)
영화 <아저씨>의 제목이 아저씨인 이유는 잘못을 저지르는 이에 대한 따끔한 훈계를 하는 아저씨,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아저씨에 대한 동경이 숨어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느와르 영화
그럼 재미 없는 얘기는 그만 하고 좀 관심을 끌만한 얘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아저씨>는 한국판 느와르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느와르 영화를 논함에 있어서 <영웅본색>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아요.
느와르 영화에서는 남자들이 참 매력적으로 나오는 듯 합니다.
남자가 봐도 멋진 남자들의 이야기가 나오죠.
본래 느와르 영화(Film noir)는 범죄와 폭력을 다루는 영화의 한 장르입니다.
<영웅본색>이 삼합회라는 폭력조직을 다루었듯이 우리나라에도 유독 조폭 영화가 많은 이유는 현실을 반영한... 들추고 싶지 않은 밑바닥 현실의 투영이라 할 수 있죠.
<영웅본색>이 위조지폐와 관련한 범죄라면 <아저씨>는 불법 장기 매매와 마약과 관련한 범죄가 그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범죄의 강도로 보자면 굉장히 쎈 편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도 마약은 이미 뿌리 깊숙하게 파고 든 듯 합니다.
마약이 범죄와 관련 짓게 되어지면 보다 강력한 범죄가 발생이 되죠.
<아저씨>에서는 이 강력 범죄가 불법 장기 매매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저씨>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데 영화를 못보신 분들도 리뷰를 읽으시면서 대강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르상 액션, 드라마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 범죄/스릴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지요.
사실 느와르 영화와 조폭 영화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위의 느와르 영화라고 예를 든 <게임의 법칙>이나 <우아한 세계>는 조폭영화로도 분류가 되기 때문이죠.
폭력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에 그런 듯 합니다.
하지만, <아저씨>를 장르론으로 분류함에 있어 조폭 영화로 분류한다면 굉장히 기분 나뻐할 것 같습니다.
왠지 작품의 작품성을 폄하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조폭영화가 작품성이 없느냐 하면 작품성이 있는 조폭영화도 있습니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말이죠.
내적갈등 외적폭발...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아저씨
원빈은 연예계 극상위권에 드는 수준급의 외모를 지녔습니다.
본래 느와르 장르는 남자를 멋지게 그리는 영화인데 이런 느와르 장르에서 원빈의 외모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건들이지 말아야 할 살인병기입니다.
게다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죠.
이 이야기가 다소 쌩뚱 맞을 수 있는 것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한다'는 격언이 딱 들어 맞습니다.
아내를 죽인 이들이 누구인지는 일언반구도 없지요.
대신 차태식의 맘 속에는 아내를 죽인 이들에 대한 복수심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분노가 정소미라는 어찌 보면 아무런 관계 없는 아이의 납치로 인해서 폭발하고 마는 셈이죠.
하지만, 이런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도 원빈의 잘생긴 외모와 화끈한 액션 때문에 잘 보이진 않습니다.
네티즌 평점이 9점대라는 것은 작품성도 있고, 재미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어지는데 확실히 재미는 있습니다.
만약,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더 큰 흥행을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들더군요.
이상 중독된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아저씨>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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