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두아이두>에서 박태강은 짝퉁 구두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아버지가 지적재산권 침해에 의해 옥살이를 하게 되자 오토바이와 집을 팔아 보석을 시킵니다. 그리고 이를 만회하려고 온갖 종류의 알바를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돈은 꼭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돈이 없다고 해서 인간의 존엄이 돈의 가치 아래 무릎 꿇어서는 안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의 가치는 점점더 위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고, 지금의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풀기 어려운 숙제일테지요.
자본주의는 돈의 '가치 교환'이라는 수단으로 인해 우리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반면에 인간의 존엄과 기업의 도덕성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왔다 생각합니다. 아마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되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도덕적인 사회를 지향하여야 가능한 일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2012년 최저임금 4,580원'
우리 사회가 합의한 최저임금입니다. 허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죠. 취업이 안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구가 날로 늘어가고 있으며 미래가 불안하여 투잡을 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잇는 사람들에게 꿈이 있다면 일본의 아르바이트처럼 아르바이트만 해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태강은 하드코어적이라고 표현된 것처럼 남들이 꺼려 하는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시체닦기, 누드모델, 고층 유리닦기, 동물 응가 치우기 등등...
<아이두아이두>는 판타지가 가미된 로맨틱이기보다는 88만원 세대나 직장인의 애환 등 현실을 반영하는 로맨틱코미디물같습니다. 태강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88만원 세대의 애환을 유쾌하게 그려 내려고 하고 있지만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골드미스의 일과 사랑을 황지안이란 캐릭터를 통해서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죠.
벌이 만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돈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착각의 하나가 '돈이 많으면 행복도 그에 비례할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게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런 믿음을 지녔던 사람 중에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이런 믿음과 투쟁 중이지만...) 이러한 믿음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축적하기 위해서 자신의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 가며 현실의 행복을 포기합니다. 즉,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을...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죠.
<아이두아이두>에서 황지안이라는 캐릭터가 이에 해당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황지안이 돈을 추구하며 성공을 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일이 좋아서, 일에 중독 되어 여기까지 왔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 만족을 하고 남들이 보기에도 성공을 하였지만 때때로 밀려드는 외로움은 무엇을 위해 그러한 삶을 살아왔나 하는 공허함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안에게 오늘이 바로 그러한 날이죠. 새파랗게 젊은 회장의 딸이 외국에서 귀국하여 자신의 자리를 빼앗겼고, 위로가 필요한 마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연히 만난 태강은 찬물을 끼얹습니다.
태강: "당신 주변엔 사람은 없고 신발짝만 있을 거 같아. 그것도 우라지게 많이...내가 보기엔 당신이 루저 같은데..."
태강의 아버지를 옥에서 꺼내느라 전재산을 날린 앙갚음을 한 이 말은 지안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이 꾸며 놓고 사는 지안의 방이 휑하니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지안 정도 되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도 될텐데 무엇이 그녀를 외롭게 하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태강과 지안은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 보여집니다. 비록 벌이가 시원찮지만 태강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하는 듯 보입니다. 지안은 벌이는 좋은 편이지만 일에 치여 사는 것 같아 늘 날이 서 있는 듯 합니다.
만날 때마다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이 커플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질 듯 합니다. 아이두 아이두의 의미가 '아이둘 아이둘'...하는 쌍둥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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