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데, 출발이 같은 이 감정이 무연에게는 자신이 무언가를 가지기 위한 끝없는 욕망으로 변질이 된 반면 아랑에게는 자신의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는 숭고한 것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랑이 무연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려는 것은 은오 어머니를 살려 은오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도록 하려는 것이죠.
이 부분은 아랑의 자유의지이기도 하지만 뒤늦게나마 옥황상제가 자신을 불사지체로 만들어 죽음의 진실을 캐보라고 세상에 내려보내준 의도를 깨우친 것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신의 예정설로 해석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수도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운명을 알게 되었을 때 인간적인 고뇌를 하였을 것입니다.
아랑 또한 이러한 고민 끝에 자신의 예정된 길을 가기로 결심을 한 것이죠.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자기희생이고 남에 대한 배려입니다.
주인공 은오를 통해서 남에 대한 배려를 깨달아가는 캐릭터를 상징케하고, 아랑을 통해서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깨달아가는 캐릭터라고 해석해도 될 것입니다.
'아랑사또전'은 이러한 메시지를 갖게 됨으로써 20부작 작품 전체를 통해서 본다면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는 작품성을 획득해 나가고 있다 여겨지는데요.
아랑의 전설로부터 시작해서 무협, 추리, 공포, 오컬트, 코믹 뿐만 아니라 종교와 사회비판, 정치라는 옷까지 입은 퓨전판타지물로써 매우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시도를 지닌 작품이지만 결국에는 그 다양한 장르의 주인공이 인간이고, 그 인간의 삶과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고 있다는데 작품의 의의가 있다 할 것입니다.
아랑이 무연에게 몸을 내어주려 하는 것은 은오가 옥황상제에게 부채나 비녀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신의 안배에 의한 예정된 일...즉, 옥황상제의 설계에 따라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여겨집니다.
옥황상제는 아랑을 '미끼'라고 표현하였는데, 미끼를 물어야 낚시를 해서 뭔가를 건져올릴 것 아니겠어요?
무연 입장에서는 아랑이 옥황상제가 자신에게 던진 미끼란걸 알고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못할 매력적인 미끼이기도 하죠.
무연은 아마도 아랑의 몸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가장 소원하는 것을 이루게 될테죠.
만약 그렇다면...
이제 아랑의 불사지체의 몸 속에 욕망의 화신인 무연과 자기희생 상징인 아랑의 혼이 같이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 속의 선과 악의 갈등으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옥황상제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사람의 마음이란 결국 인간 욕망에의 탐구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스피디한 사건처리는 2회분 만을 남겨 놓게 된 '아랑사또전'이 앞으로 남겨 놓은 이야기를 다 신민아의 악연 연기에 올인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살폈듯이 아랑은 무연에게 자신의 몸을 던질 각오를 하면서 은오에게 직접 밥도 차려주고 자신을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며,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무연에게로 가게 됩니다.
아랑은 한 번 가본 길이라 혼자 가도 되는 길을 굳이 주왈이 인도해줄 것을 요청하죠.
주왈은 아랑을 무연에게 데려가는 것이 내키지 않아 아랑을 말리다가 아랑이 이서림이었다는 기억을 찾게 되면서 충격을 받습니다.
할 수 없이 아랑은 혼자 무연에게로 발걸음을 옮기죠.
아마도 무연은 불사지체를 얻게 될 것입니다.
거의 확률 높은 스토리 전개라 보여지는데 이렇게 되면 예상하고 있는 무연의 최후보다는 신민아의 연기 변신에 더욱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천방지축 왈가닥 처녀귀신에서 어느 정도 생전의 이서림의 성품을 지닌 아랑......이어 표독스럽던 무연의 영이 깃든 아랑으로의 연기 변신.
와! 생각만 해도 소름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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