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섭이 당시 이 노래를 불렀을 나이는 아마도 서른 즈음일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노래의 주된 심상은 사랑, 안타까움, 그리움, 추억 등 여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한 심상을 노래로 표현하기 위해선 적어도 서른 즈음의 나이는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죠.
십수 년을 훌쩍 뛰어 넘었음에도 이 노래가 애창이 되는 이유는 사랑을 경험하고, 이별을 경험하고, 그 사랑을 추억하는 경험을 이 노래의 가사들을 통해서 느끼기 때문이죠.
사랑에는 남녀 간의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와 딸의 사랑도 사랑이죠. 아버지의 사랑, 그리고 이혼으로 인한 아버지와의 이별로 인해 열다섯 소녀의 가슴은 멍이 들었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세월이 흘러 상처가 옅어지지만 부모와 자식지간의 이별은 늘 가슴 한 켠에 남아 있는 것일겁니다.
그러한 아픔이 열다섯 소녀를 이렇게 성숙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노래를 아주 잘한다기보다는 원곡의 느낌을 어린 나이에 이렇게 살릴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박완규의 표현처럼 '아픈 천재'의 일면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네요.
'세월이 가면'은 흔히 영화 같은데서 노래를 부르면서 지나간 영상들이 오버랩 되면서 그 감상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게 되기 마련인데, 열다섯 소녀가 아버지를 그리워 하면서 이 노래를 부르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지...... 전하민양의 바람처럼 아버지와 다시 만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난 날의 아픔은 잊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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