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43번째 이야기>
장르: 코미디, 공포 (2012)
러닝타임: 119분
감독: 신정원
출연: 김수로, 강예원, 이제훈, 곽도원
관람 매체: OCN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컬트 장르를 대하는 동서양의 차이
인류는 상식적이거나 이성적인 범주 내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서 두려움이 움트기 시작하면서부터 종교가 발원하였고, 또한 점술이 탄생을 하였다.
점술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져 있기 않으나, 대략 은나라(BC. 1600-BC. 1046)의 갑골문자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의 점술은 단지 개인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으로 전락하고야 말았지만, 고대의 점술은 전쟁이나 제사 등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점치는 책으로 오해하기 쉬운 『주역』과 관련하여 '위편삼절'(공자가『주역』을 좋아해서 그 책을 읽느라 가죽끈이 세번이나 끊어졌다는 이야기)이라는 말도 있듯이,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주역』은 단순히 점치는 책으로 폄하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 생각된다.
『주역』속에는 점술 뿐만 아니라 동양의 철학과 수양서로써의 기능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천문과 지리를 살펴 크게는 우주의 섭리를 따르며, 작게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보는 점술이 현대에는 단지 재미나 미신으로 전락하고 만 것에는 이런 철학을 상실한 점술가, 역술가, 무속인들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럼 장르론 속에 있어서의 '점술'과 같은 오컬트적 소재를 다루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차이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점술'이란 소재도 분명 장르론적으로 세분한다면 '오컬트' 장르의 소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이와 같이 '점술'을 소재로 한 영화를 떠올려보면 <청담보살>과 <점쟁이들> 2편 정도가 연상되고, 오컬트 장르로 좀 더 넓혀보면 점술과는 거리가 있지만 종교적이며 무속신앙이 섞인 <불신지옥>까지 포함시킬 수 있을 듯 하다.
<점쟁이들>과 <청담보살>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 속에서의 '점술'은 다소 가볍게 다뤄지는 측면이 있다.
<점쟁이들>과 <청담보살>은 '점술'이라는 소재와 '코믹'이라는 코드에서 매우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반면 <불신지옥>은 이 두 영화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진지하게 접근을 하고 있고,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영화와는 달리 관객에게도 호평을 받는 작품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오컬트 장르나 그러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는 <불신지옥>처럼 진지했으면 좋겠다.
외국영화에 있어서도 오컬트 장르의 영화는 매우 진지하다.
그런 의미에서 <점쟁이들>을 보며 아쉬운 점이 든 것은 당연한 귀결일테고, 그러한 진지함이 싫었다면 차선책으로 코믹과 공포의 장르 혼합이 아니라 차라리 아예 코믹으로 가거나 공포만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싶다.
장르 혼합도 어떠한 장르의 혼합이냐, 어느 장르에 비중을 두고 잘 섞느냐에 따라 <오싹한 연애>와 같은 작품도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점쟁이들>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좀처럼 접하기 힘든 '점', '무속신앙'과 같은 소재와 코믹과 공포의 혼합하기 힘든 장르 혼합을 통한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공포 장르 속에 잔인함을 자제시키고, 과장된 표현을 통하여 유머 코드를 삽입하는 '슬래셔 필름'도 있긴 하다.
<점쟁이들>이 오컬트의 신비스러움과 진지함을 포기했다면 차라리 슬래셔 필름으로 가는 것도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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