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 소재의 코미디 영화인 '더 인터뷰'가 북한의 지속적인 방해공작(관계자에 대한 암살위협, 해킹 등)으로 개봉 취소 결정을 하게 되자, 미 정부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하나의 회사에 대한 해킹 사건이 아니라 '심각한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봉취소로 인한 소니의 경제적 손실 추정치: *7500만~1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됐던 인터뷰의 개봉 취소로 소니에 4100만~5500만 달러의 경제적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소니픽쳐스는 세계 63개국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하고 12월 18일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선샤인 영화관에서 초연을 한 후 크리스마스인 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제히 개봉할 예정이었습니다.
[소니 픽처스측 개봉 취소 관련 성명서]
"극장 업체 대다수가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점을 고려해 25일 예정됐던 극장 개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영화 배급을 막으려는 뻔뻔한 노력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우리는 영화 제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
소니 픽처스 CEO 마이클 린턴(Michael Lynton)
마이클 린턴 소니 픽처스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대표: "우리는 (북한의 테러 위협에) 겁먹거나 굴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GOP라고 자처한 해커 집단이 소니픽쳐스 전산망을 해킹,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직원을 협박한 데 이어 영화 개봉과 함께 관람객 테러까지 공언하면서 모든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조만간 전 세계가 소니 영화사가 제작한 끔찍한 영화를 보게 될 것"
"세계가 공포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
소니 해킹 직후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번 사건은 악의적 의도를 가진 집단에 의해 자행된 심각한 국가안보 현안으로, 백악관이 고위 안보 당국자들과 매일 회의를 하고 있다.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FBI의 조사 결과 소니 해킹의 배후에 북한을 공식적 지목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에 대해서도 테러 위협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어투의 말을 하기도 했죠.
오바마: (테러 위협과 해킹 공격 이후 영화 인터뷰 상영 결정 철회에 의구심을 표현하며) "소니의 실수(Sony 'made a mistake')라고 생각한다"
[FBI가 밝힌 북한이 소니 해킹의 배후라는 증거]
-소니픽처스 해킹에 쓰인 악성코드가 지난해 3월 한국 금융권 및 언론에 대한 사이버 공격 '3·20 전산대란' 때 사용된 것과 기술적으로 유사하다고 지적
FBI: "이번 해킹에서 자료 삭제에 쓰인 악성코드와 이전에 북한에서 개발한 악성코드 사이에 특정한 명령어 문장, 암호화 기법, 삭제 방법 등에서 유사성이 있었다"
"우리는 그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 선택한 장소와 시간에 대응할 것"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가 해킹 공격을 도왔다는 증거는 없다"
[미국의 대응과 제재 방법에는 한계상황]
미국은 이번 북한의 소니 해킹 사건을 '심각한 국가안보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비례적 대응(proportionate response)'을 공언했습니다.
소니 해킹 사건이 아마 북한이 아닌 다른 단체가 있었다라고 한다면 미국 정부의 대응은 또달라졌을테지만, 북한이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이 증명된 상황에서 '대테러'에 대한 원칙적인 차원에서의 공식발표라 보여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해킹 사건에 대해서 수수방관한다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과 다른 해킹 집단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이번 해킹 행위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북한이 주요 다국적 기업에 대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고 예술적 자유를 침해하는 '국제적 검열'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은 테러행위에 범주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북한에 대한 '비례적 대응(proportionate response)'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추가 제재를 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제재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미국은 대체로 원칙주의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공식 발표에서 중요한 표현인 '비례적 대응(proportionate response)'에 해당하는 미국의 대응과 제재 방법은 크게 대북 경제제재와 테러지원국 재지정, 그리고 이란 때와 같은 사이버공격 정도로 해석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1. '방코 델타 아시아'(BDA) 사례처럼 북한의 달러화 등 경화 확보를 어렵게 하는 초고강도 금융 제재를 담은 법안의 의회 입법 가능성
2.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은행, 정부 등이 미국을 상대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3. 북한을 '테러지원국'(State Sponsors of Terrorism)으로 재지정하는 방안
4. 2011년 이란에 비례적 대응을 선언하고 신종 사이버무기를 이용해 이란의 핵시설 핵심인 원심분리기 작동을 마비시킨 것과 같은 비례적 대응
[북한이 소니 해킹 공식 지목 이후 소니 픽처스 성명서]
북한이 소니 해킹 공식 지목 이후에 소니 픽처스는 다시 성명서를 통해서 다른 형태의 더 인터뷰 방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개봉취소 외에 대안은 없었다던 입장과는 다른 입장인데요.
"우리는 (극장이 아닌) 다른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영화 '인터뷰'를 방영할 계획"
"우리는 즉시 영화 '인터뷰'를 방영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설 것"
"이 영화를 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볼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지지해왔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해왔다. 표현의 자유는 위협과 강요에 의해 억압될 수 없는 것"
겉으로 보기엔 김정은을 탱크 폭탄으로 박살내버리는 '더 인터뷰'의 김정은에 대한 희화화에 분개한 북한의 소니 해킹(911 테러 언급)이 양국의 자존심 대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어떤 정도로 일이 비화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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