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 칼의 기억,잘못 겨누어진 칼끝
<영화리뷰 398번째 이야기>
영제: Memories of the Sword
장르: 액션 (2014)
러닝타임: 121분
15세이상관람가
관람매체: 롯데시네마
감독: 박흥식
출연: 이병헌,전도연,김고은,이경영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협녀 칼의 기억', '암살', '베테랑'은 하반기 스크린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워낙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커선지는 모르겠으나 기대치에 부응하는 작품은 아닌 듯 하다.
이병헌에 대한 평판으로 인해서 작품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영화 자체로만 보더라도 전도현,이병헌,김고은이라는 세 배우에 대한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한 느낌이다.
'협녀 칼의 기억'은 제작비가 1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400만 관객이 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으리란 느낌이다.
우리나라 국내 영화계에서 제작비 100억원이란 숫자는 쉽지 않은 투자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헐리웃 영화나 자국 내 흥행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중국 영화들과는 다른 제작비이다.
성공하면 대박일 수 있지만, 실패하면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제작비이다.
이 제작비는 대부분 영화의 미장센(Mise-en-Scène)에 쓰여진 듯 하다.
작품의 화면이 굉장히 아름답다.
*미장센: 무대에 오른 등장인물의 배치나 동작, 무대 장치, 조명 따위에 관한 총체적인 설계를 뜻하는 용어이다.
'협녀 칼의 기억'에서는 와이어액션, 의상, 장소적 배경, 무협 액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와이어액션도 우리나라 작품 중에서는 손꼽힐 만한 와이어액션이다.
중국영화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는 저런 와이어액션이 불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협녀 칼의 기억'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슬로우모션 기법을 통해서 무술 유단자가 아닌 배우들로도 충분히 무협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굉장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무협(武俠)이란 시각에서 보자면 무는 있으되, 협은 없다.
진부할 지는 모르지만 무협은 권선징악이란 카테고리 안에서 이뤄져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협녀 칼의 기억'은 비극적 가족사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권력자가 징악되지 않는다는 점...그리고 권선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협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전체적인 플롯은 이런 무협의 것을 따른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무협이 아니라 멜로다.
그것도 굉장히 비극적인 멜로이다.
비극이란 장르를 통해서 관객은 감동을 받기를 원할 것이다.
허나, '협녀 칼의 기억'에서의 비극은 홍이(김고은)만의 비극이다.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본다면.......
인간의 삶은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유백(이병헌)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를 인해서 사랑했던 설랑(전도연) 또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의 책임을 그 딸이 지게 되는 것은 숙명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 매번 옳은 선택을 할 수 없는 것도 어쩌면 숙명이라 할 수 있다.
선택의 순간은 인간의 자유의지의 영역이긴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인간의 영역은 아닌 듯 하다.
무협이 아닌 멜로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음미해봐도 공감이 안가기는 마찬가지......
설랑와 유백 그리고, 홍이(설희)의 비극적 가족사에 한방울 눈물을 보태기 힘든 이유다.
이 기형적이고 비극적인 가족사의 이유는 멜로라는 장르 때문이 아니라 권력자에 대한 응징이 생략되어졌기 때문이다.
칼끝이 잘못 향하고 있으니 공감하기 힘든 복수극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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