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임의 별거 선언 장면
태호, 정임 부부는 법정까지 갔다가 정임의 별거 선언에 이르렀습니다.
부부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힘들다는 둥, 결혼 이후 열심히 살아왔다는 둥 하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휴가를 달라고 하는 정임의 별거 선언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대사와 분위기였습니다.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를 본 시청자라면 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을겁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엄마인 김혜자님이 이처럼 가족들에게 별거가 아닌 휴가 이야기를 하지요.
물론 주부의 자아 찾기라던가 휴가 선언 등 단편적인 장면들로만 표절을 언급하기에는 말이 안되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주기에 딱 맞긴 합니다.
김수현 작가는 대사가 참 많은 드라마를 쓰는 것 같습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보면 그러한 점을 연기하는 배우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그렇게 느끼게 되죠.
그래서인지, <결혼해주세요>의 이 장면과 <엄마가 뿔났다>의 장면을 비교해보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가 공감대가 더 많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남편 뒷바라지까지 평생토록 해온 우리 시대의 어머니 이야기 같아서 그 장면을 보면서 우리 어머니에게도 휴가를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
<결혼해주세요>의 작가는 정유경 작가입니다.
등장인물과 대사가 다를 뿐 스토리라인이 아주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시청자의 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듯 합니다.
여자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임의 태도가 이해가 갈 수 있는 부분도 있으나, 저로써는 좀 받아 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유경 작가는 '이혼숙려제'를 통해서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는 이혼문제에 대해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 의도가 보여집니다.
실제로 이 제도 시행후 이혼이 많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감대 형성의 부족은 태호가 극중에서 "내가 이혼 당할 만큼 뭘 잘못했냐?"라는 대사처럼 정말 공감하기가 쉽지 않네요.
태호의 잘못에서 비롯되어서 느닷없이 여권신장이라도 부르짖는 양 여성의 자아찾기라니......
주시청자가 여성이라서 그런가요?
제 <결혼해주세요> 리뷰도 지역과 성별을 분석해 놓은 그래프를 보니 여성분들이 많이 보기는 하더군요.
태호가 잘못을 했으니, 정임이 그러한 선택으로 밖에 갈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았더라면 공감대가 더 형성되었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아니라 느닷없는 정임의 자아찾기는 쌩뚱맞기까지 합니다.
시청자가 이 드라마 <결혼해주세요>를 선택하는 이유는, '결혼'이라는 소재를 통한 이와 관련된 로맨스를 보기 위함이지, 이혼과 관련된 막장코드를 보기 위함은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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