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77번째 이야기>
Marbling
장르: 로맨스,멜로,코미디 (2013)
러닝타임: 99분
관람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감독: 안철호
출연: 황우슬혜, 사희, 김진우, 김종석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번도 안해본 여자-황우슬혜 VS 사희, 순진하거나 혹은 야하거나
제목부터 음미해보자면, 영화 제목부터가 좀 일차원적이긴 합니다.
그리고, 요즘같은 시대에 솔직히 이런 천연기념물인 여자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우리 사회가 전통적인 '순결'을 강조하던 사회에서 tv 속에서도 이제 '애교'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사회로 변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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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에서는 거의 모든 여자연예인들이 섹시합니다. 게다가 노출경쟁까지 하고 있지요.
이러한 것은 곰 같은 여자보다는 여우 같은 여자를 선호하는 남성의 심리에 대한 것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여자에게는 낮에는 정숙하기 원하고 밤에는 요염하길 원하는 남자들의 심리는 다분히 이중적입니다.
영화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남자의 이러한 이중적인 심리에 대해서 파헤치는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자들의 연애심리에 대해서 파헤지는 영화도 아닙니다
극중의 황우슬혜와 사희는 매우 대조적인 캐릭터입니다.
통계학 교수로 나오는 황우슬혜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통계학적인 측면에서 연애를 분석해 보았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로맨스/멜로 장르로써는 2014년 1월 영화 첫 영화였던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영화적인 매력은 분명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영화 같습니다.
로맨스물이라면 마땅히 어떤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어야 하지만 '한번도 안해본 여자'에서는 그러한 로맨스적인 판타지가 거의 없다 싶이 합니다.
그렇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경험에 의지하던 연애와 결혼이라는 것이 우리 세대의 서툰 관계맺기나 삼포세대들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요즘임을 생각할 때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그러한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되돌리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보여집니다.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중의적인 의미의 단어인 셈입니다.
연애나 성에 대한 경험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혼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미혼 관객들도 '한번도 안해본 여자이고 한번도 안해본 남자'인 셈이 되는 것이죠.
영화 속에서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사회의 책임인지 개인의 책임인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단지 천연기념물인 황우슬혜와 여자 카사노바라 할 수 있는 사희라는 대조적인 두 캐릭터가 있을 뿐이죠.
tv속에서 우리는 아이돌의 성상품화니 연예인들의 성상품화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됩니다.
연애를 코칭하는 직업, 픽업 아티스트, 결혼 컨설턴트, 연애스킬이 인터넷 등으로 공유되면서 연애와 출산이 하나의 전문적인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황우슬혜와 같은 연애를 못해본 사람들은 마치 이런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연애도 결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게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완벽하게 갖춰진 경제적 조건, 외모, 성격 등등 결혼의 스펙을 다 갖춰야만 연애도 결혼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성공을 할 수 있는 것이 맞나요?
분명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삼포세대'라는 말은 어느덧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말이 되어버렸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들의 우울한 자화상이 숨겨져 있습니다.
선택의 상황에서 포기하는 쪽에 선 패자들의 자기위안적인 논리가 숨겨져 있는 것은 철저하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포세대라는 말에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 말에 위안을 삼으면서 포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죠.
'한번도 안해본 여자'는 '안해본' 여자이지 '못해본' 여자는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라는 말이죠.
안해본 사람으로 남는다면 결국은 못해본 사람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을 때 안하는 것과 선택권이 있어도 못하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순진한 채로 제대로 된 연애 한번 안해본 황우슬혜나 여자 카사노바에 준할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야한 사희에게나 모두 연애와 결혼은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겠죠.
이 글은 레뷰 시사회에 당첨되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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