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 1회와 2회의 스토리 속에는 '불법 장기매매'라는 화두가 있다고 한다면 3회는 '신분세탁'에 대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1회와 2회에서는 '자유로 귀신'의 도시괴담과 엮어냈고, 3회에서는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귀신체험장소인 '고스트 스팟'을 소재로 아파트 괴담과 함께 신분세탁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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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인생을 훔치는 범죄라 할 수 있는 신분세탁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화차' 속에서 잘 조명이 되고 있는데, '처용' 3화에 등장하는 신분세탁은 의처증 남편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신분세탁을 해야만 하였던 한 여인의 기구한 사연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처용'은 각 회마다 이렇게 '장기매매'와 '신분세탁' 등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메시지들을 배치해놓고 있고, 주인공 윤처용(오지호)와 하선우(오지은), 그리고 여고생 귀신인 한나영(전효성) 등 세 캐릭터들이 지닌 이야기가 각 회마다 얽혀 있습니다.
스토리의 진행 방식이 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스타일로 풀어져 나가고 있는 셈인데, '처용' 1회와 2회가 프롤로그의 성격을 띄고 있고, '처용'이 지닌 헛점이 보였던 회였던 반면 '처용' 3회는 본격적으로 몰입을 하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던 회였던 것 같습니다.
수사물 장르라는 점에서 최근 방송이 되고 있는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비교를 해보면 '처용'의 작품성이나 재미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웰메이드 드라마란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승기나 오윤아 등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기 때문에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시청하였지만 결국 시청을 중도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드라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이에 반해 '처용'은 현재 4회분을 보고 있는데, 리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 회를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가 느껴집니다. 이제라도 이렇게 동영상을 통해서 보게 되니 정말 즐겁게 보고 있고, 리뷰도 즐거운 듯 하네요.
'처용'처럼 귀신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저 멀리 '전설의 고향'에서부터 '아랑사또전', '주군의 태양' 등이 있어 왔습니다. 보통 이러한 드라마 속의 '귀신'이라는 존재는 한을 품고 그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공포스런 존재로 그려져 왔던 반면 '처용'에서 그려지고 있는 '귀신'은 한을 품고는 있으나 여고생 귀신인 한나영과 같이 수사를 돕는 역할을 하거나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를 제공해주는 일종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공포영화 속에서 흔히 그려지는 '귀신=악령'이라는 공식을 깨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인데요. 이러한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인 하나인 무속신앙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나영(전효성)은 장난스럽고 자연스럽게 매회마다 하선우에게 빙의를 하게 됩니다. 빙의, 귀신들림, 접신 등의 단어들은 모두 무속과 관련된 단어들이기도 하죠.
아마도 '처용'이 귀신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이면서도 이처럼 공포스럽기 보다는 장난스럽게 접근하고자 한데는 공포물을 좋아하는 않는 시청자들도 무리 없이 시청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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