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영원한 사랑에 대한 판타지
SBS 드라마
20부작
원작 소설: '보보경심'
출연: 이준기, 이지은,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 지수, 김산호, 윤선우, 강한나
원작인 '보보경심'이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는 뉴스는 많이 들어봤는데, 우리나라가 중국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최근 트렌드에 맞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품만으로 보자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수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작품답게 이 작품 안에는 노장사상도 들어있고,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판타지성도 가미가 되어 있어 꽤나 재밌게 정주행할 수 있었습니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였던 드라마는 '라이프 온 마스', '명불허전', '시카고 타자기', '터널', '시그널', '신의 선물-14일',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신의', '닥터 진', '옥탑방 왕세자' 등이 있는데요.
이들 대부분의 작품이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수작이고, 꽤 높은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정주행을 한 번 했는데요.
시간이 흐른 다음 또 한번 정주행을 하고픈 작품이기도 합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 등장하는 해수(이지은,아이유)를 통해서 '희로애락 생로병사'라는 감정뿐만 아니라 해수가 4황자 왕소(이준기)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통해 서로 사랑하지만 이뤄지지 않는 사랑이 이토록 애틋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주변의 상황이나 해수와 왕소의 신분 차이로 인해서 이뤄지지 않게 되는 사랑 이야기는 그 애틋함에 비례하여 긴 감정의 여운으로 남게 됩니다.
하지만,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결말이 새드엔딩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이번 생은 실패했지만 다음 생이 이어진다는 환생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것인데요.
새드엔딩의 러브 스토리마저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버리는 판타지 특성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4황자 왕소의 사랑은 늑대의 사랑과도 같습니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고려의 황제가 되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남자가 되었으나, 왕소는 가장 가지고 싶은 여인의 마음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가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남자의 사랑도 그렇지만 여자의 사랑은 더욱 애틋합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이뤄지지 않는 사랑이기 때문에 이들의 사랑이 시공을 거슬러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들의 애틋한 마음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왕소와 해수는 떨어져 있으니 그립고, 애틋하였으나 만나서 서로 오해하고 주변의 상황에 휩쓸려 나쁜 감정이 하나하나 쌓여가게 될 수도 있었지요.
만약 이들의 서로 맺어지게 되었다면 이들의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였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이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서로에 대해서 '보보경심'(步步惊心,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살얼음판을 걷듯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대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편하고, 위로가 되고, 그렇기에 그 편안함이 함부로 대하게 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게 되는 것은 맺어진 사랑이 점차로 실패로 가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소중히 하면 할수록,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고, 두려워하여야 한다는 것이 '보보경심'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p.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OST도 상당히 좋은데요.
제 취향에는 임선혜의 '꼭 돌아오리'라는 곡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스토리나 감정선과 가장 잘 어울린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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