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간: 2011.03.15(화) ~ 2011.04.16(토) 공연장소: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 출연: 유리나(카르멘), 박두수(돈 호세), 박준석(죠바니), 윤영균 외 다수
오페라 카르멘(Carmen)은 조르주 비제의 작품으로 매우 인기 있는 오페라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레뷰 프론티어에 당첨이 되어 연극으로 만나 보게 되었습니다. <카르멘>을 보았든 보지 않았든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reador)'라든가 몇몇 귀에 익숙한 노래가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유명한 오페라지요.
대학로 연극은 첨이라 좀 신기합니다. 많은 사진을 찍어 오려 했는데, 사진 촬영 금지라 외부 정경 사진 몇 장 뿐이네요. 좀 아쉽습니다.
1층은 동그라미 극장, 3층은 세모극장, 4층이 매표소, 5층이 공연이 있는 네모극장입니다.
연극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은 오페라에서 유명한 이러한 곡들 위주의 스토리 진행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책을 읽어주듯이 스토리 진행에 초점을 맞춘 연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원작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것을 하고 있는데, 그의 격언 중에 '고양이와 여자는 부르면 도망가고, 모른 척 하면 다가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카르멘>의 대사 중에도 이와 비슷한 대사가 있는데, 이 대사가 카르멘을 흐르는 전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카르멘은 바람 같은 여자야. 바람은 느끼는 것이지 잡지는 못해. 넌 바람을 잡으려는 바보고..."
정열적 사랑일까, 집착일까? 돈 호세
남자에게 있어 첫 정을 준 여자는 잊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돈 호세는 시골 출신의 순박한 군인이었고, 카르멘을 포로로 호송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지요. 하지만, 카르멘은 돈 호세를 유혹하여 자신의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버립니다. 처음부터 사랑으로 시작이 된 두 사람이 아니었죠. 하지만, 돈 호세에게는 이제 카르멘은 자신에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사람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정염에 휩싸였다고나 할까요? 자신을 다 태워버리고 꺼지는 촛불과도 같이 카르멘을 갈구하게 됩니다. 그의 머릿 속은 온통 카르멘으로 채워진 듯 해요. 짧은 한 순간의 사랑으로 자신을 다줘버리는 돈 호세가 바보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순수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자유로운 집시의 영혼, 카르멘
카르멘은 태생이 구속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사랑은 영원한 것이 아니지요. 하다못해 사랑이 없더라도 자신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매우 개방적인 여자이고, 또한 매우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이런 여자를 우리 세대에서는 팜므 파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죠. 돈 호세와 나눈 뜨거운 사랑도 그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거나 한 순간 즐긴 것일 뿐... 진정한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은 약간의 구속도 있기 마련입니다. 만약 카르멘이 돈 호세를 사랑하였다면 자신의 자유를 일정 부분 포기했을지도 모르지요. 돈 호세도 그녀를 완전히 구속시키려 하진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카르멘도 돈 호세도 서로 만나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는 비극적인 운명의 주인공이 되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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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운명을 탓할 수 밖에 없겠죠. 이뤄지지 않는 사랑만큼 비극적인 사랑이 또 있을까요?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 경기 장면을 보면 투우사가 성난 소를 희롱하면서 마지막에는 지쳐 있는 소를 칼로 찔러 죽입니다. 돈 호세는 카르멘이라는 사랑의 투우사에게 희롱 당한 것일까요? 이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은 투우 경기에 비유된 카르멘의 죽음으로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끝으로 열정적인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누었던 돈 호세와 카르멘을 기억하며 이 노래를 함께 포스팅합니다.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oréador) ~ Ludovic Tézier
※ 관람 포인트: 돈 호세와 카르멘의 심리 변화 및 출연진의 플라멩코와 다양한 악기 연주! ※ 아쉬운 점: 연극과 오페라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시도는 좋았으나 역시 노래가 주는 감동을 연기로 메우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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