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분장을 한 배우 윤주희를 보면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 느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한 분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문둥이병이나 기타 등등...
그렇지만 매독이라는 병과 분장을 연결시켜 보게 되면 여자이길 포기하고 캐릭터 하나만을 살리기 위한 힘든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닥터진>은 이야기 구조의 특성상 환자 캐릭터들은 죽거나 혹은 완쾌 되거나 간에 몇 회 나오지도 못할 단역인 셈입니다.
<신의 퀴즈><수상한 삼형제><추노><조강지처 클럽>에서 새침한 마스크에 어울리는 배역을 해왔던 윤주희에게 매독 환자 역할은 자신의 이미지를 희생한 값진 분장이었다 생각합니다. 매독과 같은 병에 걸린 환자를 표현해야 하는 이런 배역은 여배우이기 이전에 여자이기에 굉장히 꺼려지는 배역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 진혁
콜레라를 이겨낸 닥터진에게 산 너머 산이라고 이제는 치료약인 페니실린이 발명이 되려면 60년이 지나야 하는 중증의 매독 환자를 만나게 됩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시대에는 치료 불가능한 병이란 말이죠.
닥터진은 페니실린의 제조법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헌데, 페니실린이 나오려면 60년이나 뒤의 일이기 때문에 역사가 바뀌는 것을 우려한 닥터진은 페니실린의 제조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예상 가능해진 전개로 흘러가 닥터진은 페니실린을 만들 것이고 매독 환자는 치료가 될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페니실린을 두고 역사가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는 진혁과 역사를 바꾸려는데 긍정적인 이하응의 엔딩씬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겠지만 파락호 생활을 하는 이하응에게 큰 변화의 바람이 불겠죠. 콜레라에 걸린 이하응의 아들을 살려낸 닥터진에게도 이런 변화의 바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연못에 던져진 전을 주워 먹는 이하응(역사적으로는 전에 침을 뱉어 던져진 것을 주워 먹었다 함)
어찌 생각하면 흥선대원군이 될 이하응은 쇄국정책을 펼쳐 변화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위기 앞에서는 변화를 택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고 볼 때 파락호 이하응에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할 것입니다.
'변화'라는 단어는 안정적이기는 않은 듯 합니다. 모험이 동반되는 것이 변화일테죠. 진혁이 두려워하는 것은 조그마한 변화가 일으킬 큰 변화일 것입니다.
역사란 것이 이런 조그마한 변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런지도 모르죠. 매번 똑같은 오늘은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지대하게 미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진혁이 그토록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하루가 모여 역사가 되는 것일테죠.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오늘이기에 오늘에 충실하면 미래가 바뀌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진혁은 시간여행 속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어 그가 간절히 원하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된 사랑을 이뤄낼지도 모르죠.
어차피 미나를 떠나 보내게 된 것도 진혁의 순간의 선택이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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