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가 웃음을 잃어 버린 이유
사회를 이루는 가장 작은 구성체인 '가족'의 의미란 무엇일까요?
제가 묻고자 하는 가족의 의미는 사전적인 의미의 가족이 아니라 '내딸 서영이'가 가지고 있는 가족주의의 본질에 대한 것입니다.
가족을 걸림돌처럼 여겨 가족을 버린 서영이를 통해서 '가족이 없이도 진정한 행복한 느낄 수 있는가?'를 시청자에게 묻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서영이가 가족을 버림으로써 자신이 뜻한 바를 모두 이뤘지만 웃음을 잃어 버린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부정하는 서영이에게 분노를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 서영이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 대부분은 아마도 웃고 있는 서영이일지라도 그 미소 속에서 페이소스(연민이나 동정)를 느낄 것입니다.
웃고 있지만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웃음이 아닐테죠.
반면에 서영이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될 상우(박해진분)에게 가족은 그 무엇보다 우선순위일 것입니다.
서영이가 아버지를 버렸기에 상처를 입은 아버지를 자신이 더 감싸주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겠죠.
서영이에게 가족이 걸림돌이라면 상우에게 가족은 그 반대의 의미일 것입니다.
서영이와는 달리 자신의 행복을 희생시켜서라도 지켜야만 하는 의미인 것이죠.
어떻게 보면 서영이는 변화하는(?) 혹은 위협 받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대변해주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고, 쌍둥이 남동생인 상우는 기존에 우리 사회가 지녔던 가족을 대변해주는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우가 미경이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서영이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서 자신의 사랑을 희생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버린 서영이지만 상우에게 서영이는 같은 피가 흐르고 서영이가 어떠한 생각과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조차 아는 쌍둥이 누이......그리고 가족이니까요.
드라마 속에 투영된 가족의 의미 변화
전통적인 가부장제도 하에 있던 가족공동체 그리고 운명공동체였던 가족의 의미가 드라마 속에서도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고 변화되어 가고 있죠.
가부장제의 권위 있던 아버지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렸던 '사랑이 뭐길래' 속의 대발이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는 이제 드라마 속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내딸 서영이' 속에서는 그마나 강력한 경제권을 지니고 있는 미경의 아버지 강기범이 그러한 인물일테죠.
경제적으로 볼 때 호황기와 불황기에 있는 드라마 속의 아버지의 모습은 이처럼 대조적이라고 볼 수 있죠.
드라마가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가족의 의미도 변화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그려지듯이 아버지의 권위는 경제권에 비례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죠.
앞으로 경제의 침체기에 놓여질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내딸 서영이'에 그려지고 있는 서영이 아버지와 같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자화상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가장으로써의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진지는 오래이고, 이로 인해서 가족의 해체마저 가져오고 있는 것은 단지 시대의 대세인 것일까요? 그래도 지켜내야 할 행복의 근원일까요?
서영이의 개인적 욕망이 가족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상우처럼 가족을 위해 행복을 희생해야 하는지......
'내딸 서영이'를 보면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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