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에 관계 없이 월드컵 진출 확정적이었던 이란전
아시아의 호랑이로 군림하려면 오직 실력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끝으로 최강희 감독은 사임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후임 감독으로 홍명보, 귀네슈, 비엘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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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혹 이란전에서 패하더라도 5점차 이상의 대패가 아니면 월드컵 진출은 확정적이었던 경기였다.
이기면 더욱 좋고, 비겨도 상관없고, 지더라도 크게 지지만 않으면 되는 경기였던 브라질 월드컵 진출 최종예선전이었던거다.
즉, 한마디로 부담 없는 경기였다.
그런데, 이란전은 경기를 관전한 국민들에게 굉장히 굴욕적이고 치욕적이기까지 한 결과를 낳았다.
경기에 져서가 아니다.
문제는 이란 대표팀의 감독으로 있는 케이로스가 경기 직후 최강희 감독에게 주먹감자를 날린 것이 화근이었다.
국가 대 국가의 A매치 경기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란 원정 경기 때 푸대접 받은 것으로 인해서 이란이 싫다면서 최종예선 경기 전 신경전을 벌였다.
최강희 감독: "(케이로스 감독에게) 내년 월드컵은 집에서 TV로 보시길"
케이로스 감독: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겠다."
여기서 케이로스 감독의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겠다"는 의미는 최강희 감독이 이란이 싫다면서 이란보다 우즈베키스탄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던 것을 비꼬는 말이다.
그는 한술 더 떠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에 최강희 감독 얼굴 사진을 합성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도발을 하기도 했다.
FIFA에서는 A매치에서 이런 신경전은 합당치 않다고 보고,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부담 없는 경기였고, 이기든 지든 상관없는 경기였는데, 경기 외적인 두 감독의 신경전으로 인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되어버렸다.
이런 신경전 끝에 경기가 시작되었고, 후반전 김영권 선수의 수비실수로 인해서 0:1로 경기에 패했다.
이란전을 통해서 국가대표의 총체적인 난국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고 보여진다.
골대 앞에서 결정적인 골을 기록할 해결사가 없고, 고질적인 '뻥축구', 수비불안......
축구팬들에게 굉장히 실망감을 안긴 경기 내용이었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쁨은 온 데 간 데 없고, 우려감만을 남기 경기였다.
이 우려감이 분노와 굴욕으로 뒤바뀐 것은 바로 케이로스의 주먹감자였다.
국가 대 국가 간의 A매치 경기다.
이건 최강희 감독에게 날린 주먹감자였지만, 온 국민이 다 보고 있었기에 온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핵주먹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본 역대 A매치 중에서 최악의 경기로 기억될 것 같다.
필자의 트윗에도 멘션을 남겼지만, 2004년 히딩크 감독이 4강행을 이끈 이후 우리나라의 축구는 위상이 높아졌고, 그 이후로 박지성과 같은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배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축구로는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이후 그와 같은 좋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고 보여진다.
(솔직히 이란전 관전 후 케이로스의 주먹감자는 스포츠외교를 통한 국가의 위상 향상이라는 월드컵 대표의 본분은 커녕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며 완전 역효과가 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보여지는데......이를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오직 실력향상 뿐이란 생각이다.)
아시아의 강호를 넘어 세계 축구와 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2의 히딩크 감독이 나와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와 귀네슈 감독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홍명보 감독을 위해서 귀네슈나 비엘사는 여론막이용 바람막이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한 나라가 당장 새 사령탑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사실 경기를 관람한 축구팬들은 이유야 어찌됐건 필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울분은 곧장 대한축구협회로 옮아가서 한 때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를 하는 선수들을 지원하고 보조하며 축구 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야 하는데, 인맥 등을 동원하여 사실상의 '갑'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한축구협회는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의 패배로 인해서 전임 조광래 감독을 유임시키고 대표팀 감독에 뜻이 없던 최강희 감독을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시한부 감독직으로 앉혀 놓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아가 이란전으로 인해서 금이 간 자존심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눈 앞에 붙은 불만 먼저 끄려는 근시안적인 안목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히딩크 감독이 다시 한 번 맡아주길 희망하지만, 차선책으로 귀네슈 감독을 총사령탑에 놓고, 선수를 단합시키기 위해서 홍명보가 뒤를 받혀주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 경기결과에 관계 없이 한 번 사령탑이 정해지면 그 체제가 다음 월드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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