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불의 여신 정이> 2회에서 필자는 화령과 강천을 통해서 공통적인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질투'다.
'질투'라는 감정은 크게 두가지의 것으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이성에게서 느끼는 시기심이 그것이요, 또 하나는 자신의 능력보다 뛰어난 다른 사람을 통해서 비교열위를 당하게 되었을 때의 열등감에서 오는 감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화령이 정이에게서 느끼는 감정이요, 후자는 강천이 을담에게서 느끼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사냥에 나온 선조와 태자들과의 한바탕 에피소드가 있은 후 선조는 을담을 불러 제기를 만들 것을 명하게 되는데, 어명을 받들어 제기를 만들기 위해 목욕재계를 하고 화령의 수업을 중단하며 집에 가 있으라 한다.
화령의 입장에서 정이가 실력이 자신과 비등하여 라이벌 관계를 가짐으로써 실력이 일취월장하길 바랬지만 느는 것은 오직 김태도를 향한 연정과 정이를 향한 질투심 뿐......
해서 이번에 집에 가는 김에 맘 속으로는 정이와 이별을 고하고 김태도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자 하였다.
자신을 바래다주는 김태도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리지만 친오누이 같은 정이와 김태도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느낀 화령은 돌아서는 김태도를 향해 뛰어가 와락 백허그를 하며 애틋한 감정을 남긴 채 헤어지게 된다.
아역들의 연기에서도 이런 애틋한 감정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화령의 정이에 대한 질투의 감정이 여기서 그만 종결된다면 정이와 화령 그리고 김태도 사이의 감정을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으련만 얄궂은 운명의 사슬은 그들을 그렇게 놓아두지는 않을 것 같다.
질투와 열등감은 때로는 성공의 촉매가 되기도 한다
질투와 열등감과 같은 감정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그러한 감정들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여 성공의 촉매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경쟁에 있어서 선의의 룰만 지켜진다면 크게 나쁠 것은 없다 보여진다.
그러나 을담과 강천의 사이에서 볼 수 있듯이 질투와 열등감은 선의 대신 악의가 작동하게 마련인 듯 하다.
을담과 같이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를 수 없는 천재성을 지닌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한 것 같다.
아들인 육도조차도 을담의 사기에는 "만든 사람의 정성과 혼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기회가 되면 꼭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고 하자, 강천은 참을 수 없는 열등감에 휩싸이고 만다.
강천의 현재가 그렇듯 결과만 놓고 본다면 죽이고 싶도록 미운 을담 덕분에 자신이 지금 이 위치에 있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지만 또한 을담 때문에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까 염려하고 노심초사하는 것을 보면 그는 정녕 질투의 화신인 게다.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그 감정만을 놓고 비교해 본다면 애만도 못한 강천이라 생각된다.
거기에 더해 자신이 궁에서 쫓아낸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을담을 찾아가 자신이 있는 동안에는 절대 궁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것이라는 둥, 거친 사기나 만들면서 촌부로 살아가라는 둥의 독설을 하면서 뒷끝작렬을 하는 졸장부의 행태를 보였다.
애만도 못한 강천의 행태에는 애가 대적하는게 맞는 듯...
아버지 을담을 모욕하는 언사에 화가 난 정이가 강천을 꾸짖는 것은 당연지사.
생부와의 첫 대면이 이렇게 악연이니 앞으로는 또 어떤 악연으로 만나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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