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끓는 청춘, 까진남자 이종석과 대찬여자 박보영의 농촌로맨스
<영화리뷰 278번째 이야기>
장르: 로맨스,멜로,코미디 (2013)
러닝타임: 121분
관람장소: 롯데시네마 일산 라페스타
감독: 이연우
출연: 이종석,박보영,이세영,김영광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피끓는 청춘, 까진남자 이종석과 대찬여자 박보영의 농촌로맨스 |
'피끓는 청춘'의 이연우 감독은 '거북이 달린다'를 통해서 유독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단 인상을 남깁니다.'거북이 달린다'에서 김윤석과 정경호를 통해서 농촌활극을 선보였던 이연우 감독이 이번에는 이종석과 박보영을 앞세우고 농촌로맨스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대적인 배경은 1982년이니 벌써 30년 전입니다.복고풍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있고, 대찬 여고생 박보영과 카사노바 같은 고교생 이종석의 캐릭터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복고풍에 청춘물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피끓는 청춘'은 '말죽거리 잔혹사','써니','건축학개론'들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못한 듯 합니다.'말죽거리 잔혹사'나 '써니','건축학개론' 등이 시대적 정서와 영화적 작법이 매치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데 성공을 하면서 세대공감을 할 수 있는 영화들이었다면 '피끓는 청춘'은 둘 다 모두 부족하다 보여지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장점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친근감을 준다는 것인데, 이 또한 '응답하라 1994'의 도희의 전라도 사투리로 인해서 묻히는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약 '응답하라 1994' 이전에 개봉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피끓는 청춘'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화끈한 액션이, '써니'의 시기적절한 OST의 활용법이, '건축학개론'에서의 풋풋한 로맨스가 함께 했었더라면 아마도 흥행에 성공을 거두는 또하나의 작품이 탄생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이러한 영화들의 강점을 다놓치고 이종석과 박보영의 스타성에 너무 기댄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피끓는 청춘'은 영화 자체의 매력보다는 이종석과 박보영의 두 배우의 스타성에 의해서 흥행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여자 일진 박보영, 전설의 카사노바 이종석, 홍성공고 싸움짱 김영광, 서울에서 온 전학생 이세영이라는 캐릭터들의 매력은 살아 있는 영화입니다.
요즘 신조어로 말하자면 육식계 남자와 여자들만이 들끓는 영화이지요.육식남, 육식녀란 연애에 매우 적극적인 사람을 뜻합니다.초식남이란 말은 일본의 칼럼니스트인 후카사와 마키가 처음 쓴 표현이라고 합니다.초식남의 특징은 연애에 소극적이고 이성에게 관심이 있어도 친구로만 지내며, 외모를 가꾸는데 힘쓰고, 취미생활을 하는데 공을 들이는 태도 등을 지녔다고 합니다.이 초식남과 대조적인 개념이 바로 육식남이죠.
'피끓는 청춘'을 보면서 좋았던 점 한가지는 바로 이런 육식계의 남녀 캐릭터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표현이 확실하다는 것이죠.스포일러를 보면 알겠지만 박보영의 "왜 나는 안꼬시는겨~"하는 대사는 이미 영화를 보기 전부터 명대사로 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의 예비관객이나 영화를 본 관객들의 뇌리에 팍 박힌 듯 합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초식남과 육식녀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보아가 'Girls on top'에서 남자 댄서의 등에 올라타는 퍼포먼스를 보였고, 2NE1이 '내가 제일 잘나가'라고 하고, 많은 여자가수들이 '나쁜 여자'를 노래하는 세상입니다.이런 현상은 비단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고, 모계사회로 가고 있는 사회적 특징이라고도 하더군요.이미 대통령도 여자 대통령이 나왔고,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가 높아지고 있으며, 결혼하기가 힘들어진 이런 트렌드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입니다.'피끓는 청춘'이라는 영화의 매력을 한가지 꼽는다면 이런 자기감정에 충실한 그 때 그 시절의 '청춘'이라는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