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46번째 이야기> 원제: My Dear Desperado (2010) 러닝타임: 105분 장르: 드라마, 로맨스, 멜로, 코미디 감독: 김광식 출연: 박중훈, 정유미, 박원상, 정우혁, 정인기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관람매체: CH CGV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깡패와 백수의 동병상련 로맨스
우리나라 영화에서 '깡패'란 존재는 현실적인 삶에 있어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대표적인 상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매우 리얼리티가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조폭영화'라는 장르가 아닌 장르도 있었지요. 폭력적이고 매우 위협적이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깡패...
하지만, <내 깡패같은 애인>에서 등장하는 깡패 동철(박중훈 분)은 이런 기존의 깡패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입니다. 반지하 단칸방에 우연찮게 이웃으로 살게 된 세진(정유미 분)에게는 더욱 그렇지요.
깡패와 백수의 반지하 동거 로맨스... 자칫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루저들의 우울한 로맨스가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는 설정이지만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감동이 잘 버무려진 영화이지 싶습니다.
또한 영화는 때로는 시대상을 반영하기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면접관 앞에서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부르고, 취직을 시켜주겠다면서 하룻밤을 원하는 진짜 '깡패'같은 사회의 어두운 구성원들을 보게 될 때 공분을 하게 되면서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는 이 영화가 지니는 가장 큰 힘이라고 느껴지죠.
"힘없는 사람을 가지고 노는..." 이런 '깡패' 같은 이들에게 당한 분노를 대부분은 삭히면서 살지만, 어디에서 누군가가 나타나서 물리쳐 준다면 굉장히 후련하지 않겠어요? 세진은 이런 동철에게서 그런 마음을 느낀 듯 합니다. 동철이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백마 탄 왕자'와는 반대되는 캐릭터이지만 하는 짓은 영락 없이 세진의 수호천사거든요.
박중훈의 연기 내공 또한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동네에 한 명씩은 있을 법한 '날건달' 같은 연기를 어찌나 잘하는지...ㅋㅋ~ 전직이 의심스러울 정도랍니다.
지방대 출신에 높은 학점과 높은 토익 점수를 지니고 있지만 스펙에 밀려서 면접다운 면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세진... 그리고 면접보러 가는 날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88만원 세대'와 '청년실업'의 우울한 자화상과도 매우 잘 매치가 되는 설정입니다.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인 세진이 결국 동철과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우는 장면에서 이들의 동병상련을 갖는 로맨스는 예상치 않은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안되겠지?"
"되요~"
이 대사가 왜 이렇게 기억에 남는 것인지요^^ 사랑의 결실인 합방이라기 보다는 위로가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내 깡패같은 애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힘들 때 옆을 지켜주는 사람...
사실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는 참 보기 힘든 사람이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을 하다가도 물질적인 면 때문에 헤어지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된 사회가 아니던가요? 그렇기에 이 영화는 매우 리얼리티하면서도 또한 매우 판타지적인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깡패와 백수의 이뤄지기 힘든 사랑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못지 않은 판타지적 요소가 있습니다.
비록 동철이 백마 탄 왕자는 아니지만 세진을 위해서는 쏟아지는 비를 막아줄 '우산' 같은 든든한 보호막 같은 존재이죠. 그 방법에 있어서 약간 삥 뜯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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