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은 재위기간이 짧은 임금으로 그의 묘호는 단정할 단(端)자를 써서 단종이지만 그 의미로 보자면 짧을 단(短)에 가깝다 하겠습니다.
금성대군과 정종이 수양대군의 횡포에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이게 되자, 단종은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수양에게 왕위를 양위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양위는 일시적으로 그들의 목숨을 연장시킬 수는 있을지언정 자신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실제로 단종은 후에 단종복위사건으로 인해서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게 됩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보자면 정도와 패도라는 다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힘이 없는 정도는 이렇게 항상 힘있는 패도의 도전을 받기 마련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항상 권선징악의 내용이 담기게 마련이지만 역사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계유정난의 비극은 패도의 승리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겠지요.
수양대군이 왕위에 올라 세조라는 임금이 되어서 많은 치적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계유정난에 의해서 희생되어진 수많은 이의 피가 그 치적에 가려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이처럼 정도가 아닌 패도의 손을 들어주는 예가 많습니다.
삼국시대 때에도 그러하고, 김구와 이승만...기타 등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근·현대사에서도 쭉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서 이러한 역사의 전환점마다 신의 손길이 패도가 아닌 정도의 손을 들어줬더라면 과연 우리나라의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상상해 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패도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위해선 정도의 힘이 패도보다 우위에 있도록 힘을 기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단종의 양위가 초래된 원인은 문종의 병약함과 단호하지 못하고 유약한 성격에 있었겠지요.
악의 근원은 뿌리부터 잘라내야 함에도 문종은 그러하지 못하였습니다.
수양의 정치는 현대의 밀실정치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밀실정치는 음모를 낳습니다.
이 음모의 결과가 계유정난입니다.
말이 좋아 계유정난이지 성공을 거둔 역모입니다.
그늘이 짙은 곳에 악의 뿌리가 자라나듯이 수양의 밀실정치로 인해서 튼튼한 나무가 썩어 그 근간이 흔들리게 된 것이죠.
악을 싫어하고 선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 근원의 본성입니다.
자신의 욕망과 탐욕으로 인해서 타인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이러한 인물들의 재탄생을 막기 위해서는 언제나 정도가 승리하도록 힘을 기르고 언제나 역사가 정도의 편에 서 있도록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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