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막연하기도 해서 왜 야구를 인생에 비유할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하죠. 하지만, 오늘 <주병진 토크콘서트>를 시청하셨던 분들이라면 박찬호의 야구인생을 통해서 저처럼 '아 이래서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는 것이구나'하고 느끼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화려함...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
누구든 인생을 살다보면 뜻한 바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불가항력적이라고 느끼게 되죠.
박찬호에게도 그런 시련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토크쇼의 MC인 주병진에게도 그런 시련의 세월이 있었지요. 하지만, 스포츠 스타와 스타 MC였던 두 사람의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은 사뭇 달랐습니다. 비슷한 듯 다른 이들을 통해서 다른 토크쇼에서는 느끼기 힘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슬럼프에 의해 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강등이 되는 시련이 왔을 때 팬이나 언론에서도 그렇고 박찬호 스스로도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박찬호는 노모를 보며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바로 노모가 가진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이죠.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또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서 친정집이던 LA 다저스에 자존심을 굽히고 다시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모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 최다승을 따내었지요.
박찬호: "(메이저리그로 돌어갈) 길이 없었어요 사실...그래서 다저스에 혹시 스프링캠프에 초청을 해줄 수 있겠냐?"
주병진: "먼저 박찬호 선수가 문의를 했다는거죠?" "아, 여기서 많은 걸 느끼는데요. 기회는 찾는거잖아요.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까."
박찬호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 말을 하는 주병진의 마음은 다른 누구보다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도 그런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12년 만에 다시 박찬호처럼 기회를 잡은 것일테니까요.
영웅은 만들어지기도 한다
주병진: "야구 왜 하십니까?"
박찬호: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야구선수로써 공을 마운드에서 던진다는게 저한테는 더 절실하고...그걸 통해서 더 많이 성숙되고...그리고 막상 은퇴를 하고 야구를 그만둔다는 생각이 제 삶에서 굉장히 슬프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슬픔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요. 전 야구를 아직도 하는게 살기 위해서 한다고 생각했어요. 야구를 통해서 저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박찬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거로써 쌓아 놓은 명예에 흠집이 날수도 있는 일본행을 택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야구 인생을 설계했던 마지막 종착역인 한국행을 택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KBO의 현행 규정상 1년의 유예기간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종종 박찬호와 관련하여 한국 구단에서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박찬호가 한국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만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 생활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물론 종국에는 그렇게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박찬호 선수가 선수 생활을 더 하길 원하고 있으니 팬으로써 끝까지 응원해줘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주병진의 클로징 멘트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병진: "박찬호 선수가 한창 시절 활동하였을 때 박수 치지 않으셨던 분 계신가요? 박찬호 선수가 1승을 올릴 때마다...우리들은 (박찬호 선수를 보며) 용기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잠깐이라도 주춤할 때 외면하고, 이제 다됐구나...이런 식의 생각으로 우리는 수많은 영웅들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국가의 많은 사람들은 영웅을 만들어 갑니다..."
사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주병진의 말에 딱 들어 맞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주병진의 말처럼 이런 미국식의 영웅주의가 약간은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한 때는 국민적 영웅이라고 느꼈었지만 지금은 이에 동감하는 정서가 많이 없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박찬호 선수가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거든요. 하지만, 그는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고 놀랄만한 성과를 일궈냈지요. 그리고 이제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 때의 영웅이 아니라 지금도 영웅이고 앞으로도 박찬호는 한국야구가 배출해 낸 걸출한 영웅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MBC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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