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적 지위를 가진 자들의 부정과 부패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제도에 앞서 사람에게는 양심이란 것이 있어 건강한 사회가 유지되도록 기대를 하게 됩니다.
허나, 때때로 욕망에 눈 먼 이들은 양심을 저버릴 뿐만 아니라 제도를 무시하며, 제도를 이용하고, 제도를 악용하게 됩니다.
우리네 선량한 사람들이 보기엔 그와 같은 사람은 인두껍을 쓴 인면수심의 괴물 같아 보이죠.
'보고싶다'에서는 두 종류의 괴물이 등장을 합니다.
한정우의 아버지 한태준이 그러한 개인이고, '살인자의 딸'이란 주홍글씨를 새긴 채 살아가야 하는 이수연 아버지의 누명을 벗겨주지 않는 단체도 그러한 부류라 생각합니다.
이수연의 아버지가 전과 8범의 전과범이라고 해서 누명을 쓴 채 살인자로 죽어간 것이 마땅하고, 그 가족이 인간의 삶을 누리지 못한 채 일부의 연좌제적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가야만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한태준이 자신이 아닌 것 재산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나 이수연 가족이 정상적인 인간의 삶을 빼앗긴 것이나 뭐가 다를까요?
그나마 살아 있는 양심의 소유자인 김성호는 사건을 덮으라는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이수연의 어머니(송옥숙 분)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를 합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잘못을 했으면 용서를 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우월적 지위를 가진 이들은 이러한 상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것인지 잘못을 해도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온갖 편법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면서 삽니다.
부정과 부패가 악취가 날 지경으로 썩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보고싶다'의 한태준 개인과 김성호가 속한 단체는 바로 이러한 현실의 투영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수연 아버지가 살인자가 아니란 점은 수연을 위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수연 어머니는 이를 딸에게 밝히질 않습니다.
자신과 딸에게 씌워진 주홍글씨를 지우는 것은 가장 큰 일이라 여겨지는데 수연 어머니는 그러한 것을 잠시 덮은 채 김성호의 집으로 들어가 자신들을 모르는 동네로 피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수연에게는 정우라는 친구가 생겼고, 든든한 울타리가 생기게 된 셈이죠.
어찌 생각하면 수연 어머니의 선택은 수연에게 잃어 버렸던 가족이라는 의미를 되찾아 준 셈이고, 이로 인해 달콤한 행복감도 맛보게 되었으니 당장은 옳은 선택이었다고도 보여집니다.
그러나, 엷어진 주홍글씨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기에 이 선택이 온전하게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과 함께 사라질 첫사랑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라는 싯구가 연상이 되는 첫키스 장면이었다고 여겨집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어린 이수연과 어린 한정우의 이야기는 성인이 된 한정우(박유천분)가 어린 이수연이 벽에 쓴 '보고 싶다'는 낙서를 보며 떠올리는 추억의 단상인 것이죠.
과거의 한정우와 현재의 한정우는 비록 모습은 변했지만 이수연에 대한 마음만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그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녀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날 정도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어진 듯 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랑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테죠.
시청자들의 맘 속에 남아 있는 순수를 깨워주는 '보고싶다'!
그 순수한 마음이 전해져서 드라마의 여운이 깊게 마음 속에 남는 듯 합니다.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MBC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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