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없어진 이순신 코드
50부작인 '최고다 이순신'이 30회 가까이 방영되면서 극의 중반에 접어 들고 있다.
극을 둘러싼 외부적인 잡음에도 불구하고, 극 초반부터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보아온 시청자의 한 사람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최고다 이순신'은 스토리의 진행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정석과 아이유의 러브 라인...아이유의 성공기와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지 않고, 출생의 비밀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스토리의 진행이 루즈해졌던 것이다.
그로 인해 재미 또한 반감되고, 달달함을 기대했던 드라마의 맛이 점점 쓴맛으로 변해가고 있던 차였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음인지 오늘 방송분은 조정석과 아이유의 기차여행을 통한 러브라인의 구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최근 방송의 트렌드는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연예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때라고 할 수 있고, '최고다 이순신'의 스토리 소재가 그러한 연예가에 장소적 배경을 갖고 있기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감에 못 미치고 있다고 생각될 만큼 소재와 스토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조정석과 아이유 커플의 러브라인 또한 시청자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어떤 면에서보면 '더킹 투하츠'에서 주인공 이승기보다 더 여성들의 방심을 흔들었던 조정석이었다.
그리고, 아이유와 같이 아이돌 스타이면서 연기를 함께 병행하는 '구가의서'의 수지와 비교를 해보면 더욱 그렇다.
연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로맨틱 비중이 그렇다는 것이다.
'구가의서'의 이승기, 수지 커플은 시청자의 기대를 넘어서는 키스신까지 선보였다.
필자 조차도 아무리 연기지만 아이돌 스타인 수지와 이승기의 키스신은 굉장히 뜻밖이었다.
수지가 누구던가...'건축학개론'으로 단숨에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그녀가 아니던가.
그런 수지가 키스신까지 찍는 동안 아이유는 뭐하나 싶을 정도다.
그렇게 비교해보자면 30회를 넘어서고 있는 '최고다 이순신'의 조정석, 아이유 커플은 아직 이렇다 할 스킨쉽조차 없다.(필자는 이러한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걸린다. 왜냐하면 커플인데 스킨쉽이 없는 경우 '알고보니 남매더라~'하는 출생의 비밀로 가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기차여행을 하다가 아이유가 조정석에게 어깨에 기대어 조는 것만으로도 흐뭇해하는 지경이다.
좀 더 진도가 나가고 이 커플의 러브라인이 강화되어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이를 작가도 분명히 알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라고 보여진다.
필자는 이를 이순신을 둘러싼 '이순신코드'라고 부르고 싶은데, 바로 밝혀지지 않은 이순신의 생부에 대한 비밀 코드가 그것이다.
주지하다싶이, 생모인 이미숙은 자신의 배우 이미지를 위해 딸을 이용하려고 하는 나쁜 엄마다.
그녀는 이를 위해서 순신의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든 말든 죽은 순신의 아버지가 순신의 생부라고 속이고 있다.
순신의 생부에 대한 비밀이 다시 밝혀지게 되면 어찌됐건 극은 다시 한 번 충격파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 충격파 속에 조정석, 아이유 커플이 남매로 등극(?)하는 씬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다빈치코드가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이순신코드는 흥미도 없고, 호기심도 자극하지 못하는 것이 될테니까.
다행히 쪽대본이라는 것이 있어 맘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고칠 수 있는 좋은 세상 아니던가.
필자는 쪽대본 없이 사전제작된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좋은데, 쪽대본이 필요한 경우는 바로 시청자의 기대치를 곧바로 적용하려할 때라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지 싶다.
영혼 없이 생모 대하는 아이유
흔한 말로 삶의 목적에 대해 말할 때 '남자는 야망을, 여자는 사랑을' 위해 산다고 한다.
실제로도 여자에게 사랑은 인생의 전부이기도 하다.(물론 최근에는 꿈을 우선시하는 여자들도 많지만...)
순신의 생모인 이미숙이 더 나빠 보이는 이유 중에는 남자들처럼 꿈과 야망을 좇고, 사랑을 희생시키는 전대미문의 엄마 캐릭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을 위해 자기희생적인 전통적인 엄마 캐릭터인 고두심과의 대비를 통해서도 이러한 점이 부각된다.
사랑이 넘치는 환경에서 자란 순신에게도 그러한 점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듯 하다.
순신이 연기에 흥미가 떨어진 이유는 첫째로는 준호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내기를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 둘째로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 셋째로는 생모가 다시 한 번 자신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지금 순신의 심경은 연기에 정나미가 뚝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 그 정나미가 뚝 떨어진 연기를 해야만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순신을 친딸보다 더 위해주면서 사랑으로 키웠건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오히려 딸이 잘 되는 것을 가로막는 나쁜 엄마로 낙인 찍혀져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순신 엄마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순신에게 모진 소리를 하고, 순신은 키워준 엄마를 위해 이미숙을 찾아가 주는 것 다 받고 하라는 것 다하겠다고 한다.
생모에게 사랑받아 본 적이 없는 순신의 모습은 영혼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았다.
이를 알 리 없는 이미숙은 순신이 자신의 뜻을 받아 들였다고 생각하면서 기쁜 기색이 역력한데......
받은 사랑이 없으니 그녀를 대하는 태도에도 영혼이 없는 듯 하였다.
과연 순신은 생모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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