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철학자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니체의 이 말을 살짝 변형하자면 '한국에서의 종교는 죽었다'고 말하고 싶다.
종교 본래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감마저 느끼게 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교에 대한 실망감에 절망감을 보태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두얼굴의 사나이, 가락시장의 거지목사'편이 그것이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시장에서 구걸을 하던 이 남자는 어느 날 양복을 빼 입고 자신과 같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기로 이야기하였다.
세상에 대한 원망을 신앙으로 극복했다면서 자서전을 쓰고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장애인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이 사람의 이중생활이 폭로되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강원도 홍천 '실로암 연못의 집' 담임 목사이자 원장인 한목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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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을 통해서 한목사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그에게 '거지 목사'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한목사: "장애인을 괄시하고 장애인을 관리하지 못하면 나를 죽이는 것이다. 장애인은 나의 모델이고 나 자신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장애인의 구세주인 듯 한 한목사는 그러나 그의 이중생활이 드러나면서 이러한 말들이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
"(입소 비용)5000만원 정도를 주면 우리가 평생 지원해주겠다. 돈을 제대로 주고 맡겨야 우리 입장에선 입소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생긴다"
제보자에 따르면 장애인 입소비용에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이 오간다고 한다.
한목사에게는 종교가 자신의 말처럼 세상에 대한 원망을 신앙으로 극복한 '종교'가 아니라 단지 종교를 빌미로 돈을 벌려는 '종교장사'였던 것이다.
한목사는 이렇게 받은 입소비용과 후원금을 가지고 호화생활을 누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한목사 본인도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임에도 25년 간 같은 장애인의 믿음을 배신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호화생활을 숨기기 위해서 고급승용차를 숨겨놓기도 하고 2013년 3월에 사망한 지체장애 1급 故서유석씨(제보자의 동생)의 신분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안마시술소 및 유흥업소 출입, 태국 보신 관광 등에 돈을 흥청망청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목사가 미납한 카드 금액은 9000만원, 카드 대금은 모두 죽은 장애인의 아버지가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장애시설의 장애인은 욕창으로 살이 썩어가고 있고,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아 결국 사망하기도 하였다.
음식 투입을 위해 꼽아놓은 호스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때가 끼어있었다.
장애시설 직원 급여도 서류를 조작, 횡령했다.
'거지 목사'는 구청 등에서 조사를 나오자 자해 소동을 벌이다가 체념한 듯 울면서 "모든 걸 밝힐테니 조용히 넘어가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거지목사' 사건은 '한국에서의 종교는 죽었다' 혹은 '죽어가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건이라 생각된다.
보는 내내 마음을 울렸던 '힐링캠프'의 이지선과는 달리 보는 내내 화가 나게 하였던 '거지목사' 사건은 우리나라의 종교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야 할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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