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영화 리뷰⑬>
당첨이벤트명: 채널 cgv 천사와악마 예매권
장르: 액션, 스릴러
원제: Angels & Demons
러닝타임: 138분
관람 장소: 신촌 아트레온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바랍니다.
「다빈치코드」「천사와 악마」의 베스트셀러 작가 댄 브라운과 론 하워드 감독, 그리고 톰 행크스의 만남으로 기대를 하고 본 영화 <천사와 악마>.
소재 또한 픽션과 논픽션이 절묘히 어우러진, 은비 철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천주교와 대립각을 이루고 있다는 일루미나티의 바티칸 테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보았다.
신에게 가까이 가는 길......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분)은 기호학자로 나온다.
기호학의 소재를 다룬 것으로 영화 <천사와 악마>보다 먼저 접한 것은 움베르토 에코의「푸코의 진자」라는 책에서였다.
그의 책에 소개되어진 기호학(은비철학과 묶어서)이란, 종교적 관점으로 봤을 때 조각·예술·회화 등 위대한 예술품들 속에는 보여지는 것 이외에 종교적으로 숨겨져 있는 비유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푸는 것은 신에게 가까이 가는 길로 봤다.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고, 그 상징적인 비유와 심오한 의미가 새겨진 내용이 확연히 표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의미를 살필 수 있으려면 심도 깊게 연구하고 탐구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 의미를 푸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신에게 다가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일루미나티는 어쩌면 현재진행형인 단어일지도 모른다?!
사실「푸코의 진자」는 이러한 학문적·철학적 내용이 있기 때문에 훌륭한 영화의 소재가 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이 너무 심오하고 어렵기 때문에 영화화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영화화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좀 더 쉽게 풀어낸 것이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가 쓴「다빈치코드」「천사와 악마」라고 생각한다.
영화 <천사와 악마>에 등장하는 '일루미나티'라는 조직은 어쩌면 음모론적 입장에서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단어이다.
영화 <천사와 악마>는 소재가 소재인만큼 종교적인 색채를 벗어나서 이 영화를 이해하기란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해를 돕기 위해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분)의 대사량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나다. 종종,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레이션 처리도 많이 된다.
그러한 점만 거슬리지 않는다면 상당히 긴 러닝타임(2시간 18분)동안 론 하워드 감독이 의도하는 대로 영화와 함께 호흡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신을 믿을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는 교황청 궁무처장(이완 맥그리거분)이 바티칸의 문서실의 출입을 허가하기 전 랭던 교수와 나누는 대화라고 생각된다.
"신을 믿습니까?"
로버트 랭던 교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가슴으로는요?..."
"가슴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만약, 신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이 있다면, 그것은 축복일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은 것은 이와 비슷한 대화를 이모와 나눈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모는 성령을 체험하신 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랭던 교수는 무신론자이다. 종교와 관련된 기호학자이면 분명히 종교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다고 생각되는데(나의 선입견일까?) 그러한 심도깊은 연구를 하는 사람이 무신론자다? 상당한 아이러니라고 생각이 된다.
댄 브라운의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으나, 주인공인 랭던 교수의 직업은 다분히 의도적인 배치라고 생각이 되는데, 왜 그를 무신론자로 만들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본인이 생각하는 랭던 교수의 이러한 기호학자이면서 무신론자라는 아이러니한 배치는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밝히려고 한다.)
종교란 흠이 많은 법이야.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의 명대사는 또 있는데 랭던 교수와 추기경역의 대화이다.
"종교를 다룰 때 살살 다뤄주게."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종교란 원래 흠이 많은 법이야.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지."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완전','완벽','절대' 등등 이러한 단어를 많이 쓴다.
하지만, 이러한 단어를 쓸 수 있는 것은 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지만 완전해질 수가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천사와 악마>는 랭던 교수의 대사량이 보여주듯이 관객과 호흡을 같이 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종교 영화는 아니지만 신자(그것이 기독교든 천주교든 중요친 않다)면 이 영화가 주는 감동과 여운마저도 감상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감동 이상의 잠시잠깐의 성령의 스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역으로 말하자면, 무신론자가 이 영화를 본다면 단순히 영화의 스토리텔링만 따라가다가 지쳐버리고 말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기호학적·은비철학적인 호기심과 액션씬들에만 만족할 수도 있겠다.
당신은 신(神)을 믿습니까?
얼마전 직장 동료들과 술을 하면서 최근에 여자친구가 생긴 친구가 고민을 하는 얘기를 들었다.
자신은 무신론자인데, 여자친구가 독실한 크리스챤이라는 것이었다.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크리스챤이니 당연히 종교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교회 얘기도 나오고, 술자리 분위기가 종교토론장이 되어버린 적이 있었다.
주요 내용을 언급하자면,
Q: "믿음(신앙심)이란게 안생겨~"
A: "죽으면 모든게 끝인가? 그냥 이 세상에 한 번 왔다가 가면 끝이냐고~그렇다면 너무 허무한 것이 아니냐? 죽음 이후의 뭔가가 있다면...그것을 믿는다면 믿음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믿든 안믿든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살고 있다. 서기 2009년이라는 시간, 이것이 뜻하는 것이 뭘 말하는 줄 알아? 바로 예수님이 탄생하신지 2009년이 흘렀다는 것을 의미한다구."
Q: "교회에서 사람들 개종시키려고 그러는게 이해가 안돼."
A: "불교에서 이런 말이 있어.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공든 탑을 쌓는 것과 같다'고 그만큼 공덕이 크다는거지. 무신론자를 신자로 만드는 것은 한 영혼을 천국으로 이끄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엄청난 공덕을 쌓는거지."
......
콘클라베가 끝나고 교황 즉위식을 배경으로 이어지는 추기경과 로버트 랭던의 대화에서 본인은 이 영화가 던지는 화두를 이렇게 생각해 봤다.
그 화두는 로버트 랭던이 기호학자이면서 무신론자인 아이러니한 의도적 배치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이 무신론자인 로버트 랭던이듯이, 이 영화를 보는 무신론자인 당신이, 로버트 랭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천사와 악마>는 무신론자인 로버트 랭던을 신의 부름으로 모든 것이 행해졌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로버트 랭던이 그 사실을 믿든 안믿든 상관이 없다.
영화는 묻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신을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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