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멸종된 한반도 호랑이와 일제의 만행
<영화리뷰 423번째 이야기>
장르: 시대극 (2015)
러닝타임: 139분
관람장소: 일산 CGV
감독: 박훈정
출연: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성유빈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명량'의 최민식의 차기작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던 차에 '대호'라는 작품이 차기작으로 결정이 되자 지극히 당연하게도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대호'는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대호'는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대호'는 천만덕이라는 조선시대 명포수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이야기 구도를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 집중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러한 점 외에 '대호' 속에 담겨진 일제에 대한 포수들 나름의 저항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상징을 통해서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일제는 인간에게 해로운 동물이라는 이유로 한반도의 호랑이 씨를 말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질좋은 호랑이 가죽을 얻기 위해서, 호랑이 가죽을 얻어 군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그렇지만 이러한 표면적 이유 외에 아마도 짐작이 맞다면 이는 민족정기 말살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대호'의 시대적 배경은 1920대 중후반인 듯 한데, 일제가 1920년대에는 문화통치로 민족분열통치를 하였지만 1930년대에 들어 민족말살정책을 펼쳤다.
일제의 만행으로 민족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백두대간의 주요 혈자리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외세의 침입을 당하면서도 위난의 시기 때마다 호랑이의 용맹함을 닮은 위인들이 나타나 나라와 백성을 지켰다.
일본인들이 두려워 하였던 것은 '대호'와 같은 호랑이 뿐만 아니라, '호랑이'의 용맹함을 닮은 이들 위인들이기도 하였던 것 같다.
해서 일제침략기 동안 일제의 만행은 우리민족을 많이도 죽이고,마루타 등 반인륜적인 행위를 하였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듯 한반도 호랑이 뿐만 아니라 늑대,여우,반달가슴곰,삽살개,독도 강치와 같은 동물들도 멸종을 시켰거나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한다.
그러므로 '대호'는 멸종된 한반도 호랑이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일제가 말살시키려한 우리 민족의 민족정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호'라는 호랑이가 지니는 상징성이 그러하다고 여겨진다.
'대호'에서 천만덕(최민식)이 대호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나, 천만덕의 아들 석(성유빈)이 대호의 새끼들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어쩌면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으니 '대호'는 결코 가벼운 영화는 아니다.
민족정기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진지한 어조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실존적인 이야기의 모티브 속에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대호의 한줄평을 '느리지만 진한 설득'이라 평했다고 한다.
사실 '대호'가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쉬운 영화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대호'의 이야기가 설령 어려울지라도 '명량' 이후의 최민식의 선택은 옳았다고 그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진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