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16부작
출연: 이혜리, 김상경, 엄현경, 차서원, 김응수, 김홍파, 백지원, 김형묵, 정희태, 이화룡
원작 없는 tvN 오리지널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가 16부작 완결되었다.
원작 없는 오리지널 드라마이니 당연히 원작 웹툰도 없고, 원작 소설도 없다.
그러면, '청일전자 미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일까?
'청일전자 미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청일전자의 생존기를 진솔하게 담은 것이 매력 있는 휴먼 오피스 드라마이다.
욕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드라마, 색다른 시도를 해보려고 하다가 연애 이야기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뻔한 구성의 드라마와는 달리 '청일전자 미쓰리'는 연애를 배제하고 청일전자의 등장인물들이 고군분투하는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청일전자 사장 오만복(김응수)은 '나를 따르라'와 같은 독불장군형의 리더십을 지닌 소유자이다.
하지만, 청일전자가 위기에 빠지자 오만복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직원들은 청일전자와 함께 좌초되어 가는 오만복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반면 망해가는 청일전자를 대표하는 바지사장 격이었던 말단경리 이선심(미쓰리)은 오만복과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준다.
솔직히 리더십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이선심은 직원들과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믿고, 단결시키면서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준다.
이덕화는 자신의 딸 이지현이 배우가 되려고 하자 평생 거절당하는 삶을 지켜봐야 하는 애틋한 부정을 표현한 바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회사를 버리고 몸을 숨긴 오만복 사장의 청일전자에 남겨진 직원들의 모습은 이와 별다를 바 없다.
회사의 운명과 함께 직원들의 운명도 서서히 침몰되어 간다.
침몰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청일전자 미쓰리'의 등장인물들은 여러 종류의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능력이 있는 유진욱(김상경) 부장은 오만복 사장과의 의리를 끝까지 지키기로 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리더로 나서지는 않지만, 자리를 지키며 2인자의 역할은 충분히 해내는 인물이다.
청일전자 경리팀장이었던 구지나(엄현경)는 회사의 공금을 쥐락펴락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청렴은 커녕 쥐새끼처럼 청일전자의 살을 갉아 먹는 캐릭터이다.
그로 인해 청일전자의 기둥뿌리가 흔들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청일전자가 쓰러지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청일전자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발판 삼아 경쟁사에 기획팀장으로 옮기게 되는 밉상캐릭터이다.
황지상(정희태)는 청일전자를 무너뜨려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TM전자의 차장이다.
구지나가 청일전자 내부의 쥐새끼였다면, 황지상은 청일전자를 외부로부터 공격하고 위협하는 존재였다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종류의 인간군상에 대한 고찰과 TM전자에 납품이나 하며 연명을 하던 청일전자가 갑과 을의 관계를 벗어나 공룡 같은 TM전자의 횡포를 견뎌내면서 성장해가는 청일전자의 성장기가 '청일전자 미쓰리'의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을의 열등감, 갑의 횡포에 의해 좌초되어 가는 청일전자에서는 패배감이 느껴지며, 믿었던 구지나로부터 뒤통수를 쎄게 맞은 미쓰리는 세상 다 잃은 것 같은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미쓰리는 청일전자와 같이 어떤 힘든 상황에도 쓰러져 있거나 눕지 않는 맷집을 보여준다.
게다가 맞으면 맞을 수록 맷집이 좋아져 나중에는 TM전자에 맞써 싸우는 뚝심까지 보여준다.
현실 속에서 거친 시련에 쓰러지는 수많은 이들과는 달리 청일전자와 미쓰리는 직원 개개인이 아닌 단합과 단결력을 통해 시련에 더욱 강해지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보여준 이혜리의 연기력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 중에서 손꼽히는 연기력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자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빛을 발하게 되며(star), 아무리 인기 좋은 연기자여도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하면 빛이 바라게 될 수 밖에 없다.
남녀 주인공의 연애사가 없어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작품성은 욕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생각된다.
다양성의 측면에서 tvN의 이같은 시도는 계속 되어도 좋다고 본다.
tvN 수목 드라마 목록(괄호 안은 최고 시청률)
'크리미널 마인드'(4.1%), '부암동 복수자들'(6.33%), '슬기로운 감빵생활'(11.1%), '마더'(4.97%), '나의 아저씨'(7.3%), '김비서가 왜 그럴까'(8.6%), '아는 와이프'(8.2%),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3.9%), '남자친구'(10.3%), '진심이 닿다'(4.7%), '그녀의 사생활'(3.0%),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4.19%),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3.0%), '청일전자 미쓰리'(3.8%),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방송예정)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