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97번째 이야기> 무료 VOD: 곰TV 원제: 3:10 to Yuma (2007) 장르: 서부, 액션 러닝타임: 122분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러셀 크로우, 크리스찬 베일, 로건 레먼, 달라스 로버츠, 벤 포스터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957년 작품인 <결단의 3:10>(3:10 to Yuma)과 동명의 리메이크작인 <3:10 투 유마>는 러셀 크로우와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돋보이는 서부극입니다.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전설의 무법자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 분)을 유마행 3시 10분 열차에 태워야 하는 사명감을 가진 댄 에반스(크리스찬 베일). 유마의 감옥에 벤 웨이드를 보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는 것이죠.
에반스의 그런 사명감 밑바닥에는 아들에게만큼은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은 부성애가 깔려져 있습니다. <3:10 투 유마>는 악당을 소탕하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리 못난 아버지라도 아들에게만큼은 영웅처럼 보이고 싶은 심정 그리고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이런 부성애를 이야기하는 한 가정의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전혀 악당스럽지 않은 웨이드, 아니 러셀 크로우는 악당인데도 타인들을 끌어 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극 중에서 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말이죠. 서부극은 매우 남성적인 영화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부극이 한창 인기가 있었을 적에는 그들만의 룰로 목숨을 담보로 걸고 결투를 벌이는 것은 사내들의 로망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심리 속에는 '승자독식'이라는 매우 값비싼 혜택이 있기 때문이지요.
독실하고 정직한 에반스와 서부의 악당 웨이드
극중 캐릭터부터가 매우 대조적인 대립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웨이드는 <3:10 투 유마>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총 3장의 스케치를 그립니다.
새, 술집여인, 그리고 에반스...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서 웨이드가 겉으론 악당이지만, 시대를 잘 타고 났다면 악당이 아니라 화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하려 한 듯 합니다. 즉,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를 지녔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스케치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웨이드가 죽이지를 않습니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 정도로 대하는 웨이드인데도 말이죠.
반면에, 에반스는 숨기고 싶은 과거를 지녔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다리에 부상을 입어 상의용사로 제대를 하였으나 그 속에는 남에게 말하지 못할 부끄러운 과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에반스가 목숨을 걸고 웨이드를 호송하려고 하는 이유도...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려는 이유도... 알고 보면 그 부끄러운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하는 자아와의 싸움일 수 있습니다.
<3:10 투 유마>는 겉으로는 서부극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정작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 내면의 심리라고 보여집니다. 선과 악으로 대립될 수 있는 에반스와 웨이드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서로가 서로의 내면의 트라우마를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관계의 개선은 이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가 아닐까 합니다.
목표는 하나, 그리고 정해진 시간
영화의 제목과 스토리에서 보듯이 이 영화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웨이드를 유마행 기차에 태워 보내는 것! 몇 시? 3시 10분에...... 너무 단순한 스토리지요?
그럼 스토리와 목표가 정해진 영화니, 너무 루즈해지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겁니다. 관객들은 이제 결과를 모르니, 자연스레 결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웨이드가 도망을 갈 것이냐? 아니면 에반스가 웨이드를 기차에 태울 것이냐?
이 두가지 심리가 팽팽하게 평행선을 달리듯이 쪼여주는 맛은 100을 기준으로 할 때 70~80 정도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서부극을 요 쪼이는 맛에 보는 사람도 있거든요. 둘이 마주보고 서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총을 뽑아서 명중을 시키는 맛... 논외지만 이런 쪼이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박도 좋아하는 듯 합니다. ㅋㅋ~ 섯다 할 때나 이와 유사한 도박들 말이죠.
<3:10 투 유마>는 이런 쪼이는 맛은 좀 덜한 서부극입니다. 존 웨인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서부극과는 맥을 달리한다고 보여집니다.
범죄심리학 용어 중에서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있습니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심리적으로 동조화 되어서 편을 들어주는 것이죠. 에반스가 인질범은 아니지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웨이드는 에반스에게 심리적으로 동조를 하게 되는 듯 합니다. 충분히 인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웨이드를 볼 때 그러한 점은 더욱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내적 갈등의 치유와 관계의 개선입니다. 하지만, 그 구성에 있어서 관객의 공감을 100%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러닝타임을 좀 더 할애하더라도 이러한 '관계 개선을 위한 적당한 에피소드를 집어 넣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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