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재인> 첫방이 '영광의 재인'이었다면 2회는 마땅히 '재인의 영광'이라 불러야 할 것입니다. 이 둘이 뗄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관계임을 확인시켜 주는 회였다고나 할까요.
간호조무사와 2군 프로야구 선수...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는 1군 선수와 2군 선수 이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불러주길 강권하고 있지만 간호조무사는 그러한 호칭적인 부분에서부터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물론 급여의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도 빼놓을 수 없지요.
자칫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힘겨운 삶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에 우울모드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시크릿 가든>이 보여줬던 것과 비슷한 환타지성과 영광과 재인이 갖는 상황의 코믹성 때문에 완전 몰입이 되었던 한 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광의 재인>은 이들 직업에 대한 어두운 부분을 조명하지는 않습니다.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려는 기획의도답게 이들 직업의 현재를 조명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발전적인 부분, 위를 쳐다보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요.
대책 없이 밝아 시청자의 기분도 밝아지게 만드는 기분 좋은 드라마
물론 우여곡절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무조건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그리고 대책 없이, 사정 없이 밝은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시청을 하는 시청자들의 기분도 밝아지게 만드는 기분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시크릿 가든>이나 <최고의 사랑>처럼 로맨틱 코미디물이었더라면 더욱 좋았을테지만 <영광의 재인>은 '사랑'보다는 '가족'을 택한 듯 합니다.
또한, 캐릭터의 선악구도가 분명하며 이 선악구도를 통해서 계급과 혈통에 대한 불합리한 모순점에 대해서 매우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해서 대사의 자극성이 있는 듯 합니다.
부상과 슬럼프에 빠져 있는 영광(천정명 분)이 퇴출위기에 몰려 있는데 이를 구명하고자 영광의 아버지가 구단주의 아들인 인우를 찾아 하소연을 하는 장면에서 인우의 대사가 이를 말하고 있죠.
인우: "뭐 정 안풀리면 내 기사자리는 내줄수도 있는데...대를 이어 운전기사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요즘 뉴욕 월가 시위가 주창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모순, 우리 사회가 지닌 불합리한 부의 세습,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들어진 사회적 구조 등 이런 것들이 맞물려서 인우의 대사는 시청자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요.
인우와 영광의 앙숙 관계를 통해서 <영광의 재인>의 스토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메타포이기도 합니다.
흔히 야구는 인생에 비유되고는 하지요.
그리고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도 합니다.
인우의 집안과 영광의 집안의 앙숙 관계와 갈등 구조가 깊어질수록 영광이 쳐내는 역전 홈런은 더욱더 짜릿할 것입니다.
그것이 <영광의 재인>의 시청 포인트라면 시청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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