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의 말처럼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되어 걷잡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승승장구를 통해서 가수 임재범의 인생을 2주 동안 들어보니 정말 선이 굵은 인생의 모진 파도를 많이 겪은 것 같아요. 아내의 암투병도 그렇고, 손지창과 이복동생이라는 가족사도 그렇고...
특히나 가족사를 털어 놓는 임재범을 보면서 감정의 앙금이 사그러들기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에게 입은 상처는 남에게 입은 상처보다 더 깊고 더 오래가기 때문이라는 임재범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아버지에게 받았을 상처의 깊이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그의 행동이 괴짜나 기인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인생이 막상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살아가기 위해서 임재범 나름대로 발버둥치는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경에 부딪혔을 때, 때론 도망을 치듯 잠적도 하였지만 아내의 암 선고 이후 '나가수' 출연을 결심한 얘기를 할 때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감동적이기도 하였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인 임재범이 빡빡한 스케쥴을 소화해내야 하는 '나가수' 출연을 결심한 것은 아내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본인의 승부욕 때문이기도 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정말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식이 전혀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임재범'을 만날 수 있었던 방송이 아니었던가 해요.
이제 남은 것은 음악적 승화 그리고 비상
임재범의 노래 중에 '비상'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이번 승승장구 토크쇼를 보고 나서 이 곡의 가사를 음미해 보니 임재범의 삶을 비유한 가사 같아서 더욱 와닿더군요.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싶어♬
우리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보컬리스트라고 합니다. 임재범처럼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녹여내는 사람은 보컬리스트이기보단 아티스트일거라 생각합니다. 그의 삶 속에 있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것만 남은 것 같습니다. 그가 꿈꾸는 그래미상이란 영예는 보컬리스트가 아닌 아티스트에게 주는 것일테니까요. 우리가 그를 응원하고, 그의 비상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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