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안: "화장은 왜 하고 다니고, 편안할거면 몸빼 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다니면 되지 하이힐은 왜 신냐"고...
여자들은 하이힐을 왜 신을까요? 신으면 발이 불편하고, 오래 신게 되면 발에 변형까지 올 수도 있고, 허리가 휘어질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죠. 그것은 예뻐지기 위해서일테죠.
하이힐을 신으면 각선미가 삽니다. 그리고 키가 커보이고 이로 인해서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까지 있다 합니다. 자기 만족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남자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서이겠죠. 남자가 예쁘게 보지 않는다면 하이힐을 신을 여자는 아무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가장 예뻐 보이는 하이힐의 높이는 7~8㎝라 하는데 이보다 더 높은 굽을 가진 하이힐은 킬힐이라 하죠. 여성들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더 젊고, 더 예뻐 보이고, 더 매혹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라 합니다. 여성들이 예뻐 보이면 사회적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하이힐을 포기 못하는 이유일테지요.
하이힐의 역사는 프랑스 남자 귀족들이 오물을 밟아도 괜찮도록 하기 위해서 고안 되어졌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러던 것이 현재의 여성의 미를 높이는 도구로 변하였죠.
똑같은 디자인과 똑같은 색상을 지닌 짝퉁은 저렴하게 취급을 받지만 명품이란 가치를 포장하게 되면 고가의 패션 아이템으로 둔갑을 하게 됩니다. 가치의 변화 혹은 가치의 상승이 온 것이죠. 하이힐이 초기의 목적성을 갖는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 신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높이는 가치의 도구로 변한지 오래죠.
그런데, 주인공인 황지안은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매력적이고, 충분히 능력도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하이힐의 가치와 목적에 부합 되지 않게 독신을 고집하는 골드 미스라는 설정은 약간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약간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잖아요. 남자들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신는 하이힐을 예쁘게 디자인하는 구두 디자이너인 그녀가 독신주의자라는 설정은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죠.
연하남·연상녀의 심리학
<아이두 아이두>는 하이힐이라는 패션 트렌드와 연하남·연상녀라는 연애 트렌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이힐에 대해서는 대충 알아봤으니 연하남·연상녀 트렌드는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극중 박태강(이장우 분)은 20대 초중반, 황지안은 30대 후반으로 나이차가 꽤 납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은 25세 정도에 체력적으로 정점을 이루다가 그 이후에 점차 하강 곡선을 그린다고 합니다. 여성은 반대로 30~40세 정도에 체력적으로 꽃을 피운다고 해요. 옛날 옛적 조혼제도가 알고 보면 음양의 이치에 맞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죠.
하지만, 여성이 가장 매력이 있는 나이는 춘향이처럼 이팔 청춘 때라 할 수 있으니 이런 것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여성들이 의술의 힘을 빌리는 것이겠지만요.
<아이두 아이두>에서 김선아가 얼마나 다이어트를 했는지 황지안이란 캐릭터에 정말 잘 어울리게 살이 쏙 빠졌더군요. 1975년생인 김선아의 실제 나이를 생각해보면 극중 황지안이란 캐릭터는 김선아에게 별루 손해볼 것은 없다 생각합니다. 너무 냉정한가요^^
어찌됐건 여성으로써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 폐경 위험 경고를 받은 황지안과 짝퉁 하이힐을 파는 박태강이 불효자·불효녀의 얼토당토 않는 공감대로 만나 술에 취해 하룻밤을 보낸 사건은 좀 진부한 설정이긴 하지만 재미는 있더군요. <최고의 사랑> 이후로 로코물을 기다린 시청자의 기대에 충분히 어필할 만한 소재와 스토리 라인이란 생각이 드네요. 까칠한 노처녀 히스테리 성격을 지닌 황지안을 천방지축 박태강이 어떻게 휘어 잡을지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능력남과 이 남자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는 여자라는 설정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이두 아이두>는 능력 있는 알파녀와 반백수인 남자 캐릭터라는 설정이 약간 흥미롭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런 설정이 정말 접하기 힘든데 말이죠. 이 설정의 저변에는 평강공주와 온달장군 이야기가 깔려 있겠지만 말이죠.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
천생연분이란 말 속에는 '하늘이 정해준'이라는 의미가 포함 되어져 있습니다. 정해져 있다는 말... 요즘 이 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일을 하고, 정해진 곳을 가고, 정해져 있는 집에 돌아가고...
거의 모든 것이 정해져 있어서 숙명론이나 종교의 예정설까지 결부시켜 생각을 연장해 나가곤 합니다.
결혼이라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보면 '내 남자, 내 여자'라고 정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살다보면 정해지지 않은 일도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황지안과 박태강처럼 말이죠.
영화 <가타카>를 보면 인간복제에 의해서 선택된 유전자만이 획일적이고 통제된 사회를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재미 없는 삶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정해져 있다는 것과 획일적이라는 말은 구분이 되어야겠지만...)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재미 없는 삶이기도 합니다.
<아이두 아이두>는 정해진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네 삶과는 다른...정해지지 않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결혼이라는 단어는 없다고 정한 황지안에게 박태강은 인생에 있어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수많은 사고 중의 하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인생의 방향을 급선회 하게 할 터닝포인트가 될 것인지 말이죠.
역시 인생은 뭔가 정해지지 않은 일이 일어나게 될 때가 재미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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