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빨간 책방 100회-장서의 괴로움,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2부
[오프닝 멘트]
이동진: "그러니까 그렇게 한쪽씩 쌓여서 책이 되는거군요."
"네. 매우 천천히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 100회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빨간 책방 1백회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책이 한쪽씩 한쪽씩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지듯이 이동진의 빨간책방도 1백회를 맞이하였고, 그 1백회는 책의 어느 부분쯤 왔나를 생각해보기도 했죠.
100회는 99회와 더불어 《장서의 괴로움》과 《어느 책 중독자의 고백》 두권의 책 이야기로 '책'과 관련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를테면, '안 읽는데 산 책들'이나 두 권의 책 중에서 '본 책들, 새 책들, 헌책들이 리사이클링 되는 것이...일본이 이런 면들은 굉장히 선진국이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준다는 이야기들이나, 이동진의 소장 도서가 1만 5천권(음반은 1만장)이나 되는데, 이사갈 때마다 미안스러워 이사를 자주 다니지 못한다는 이야기 등 말이죠.
이동진은 전에 영화를 한 7천편은 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책도 그 이상 본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가진 책들을 다 보진 못했다고 하는데, 소장 도서 이외에 또 읽은 책들도 있겠죠.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 중에서 헌책방에 관련된 이야기는 꽤나 공감이 가기도 했지요.
예전의 헌책방과 지금의 헌책방(알라딘 중고책방과 같은 온라인 중고서점)의 비교...
이를 테면 '지금의 헌책방은 많이 보는 책을 더 많이 유통시키는 구조'라고 하거나, '예전의 헌책방은 숨은 책을 숨은 독자가 찾아내는 구조'인데 이런 재미가 헌책방이 사라지게 되면서 사라지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들 말이죠.
예전에 청계천 헌책방과 같은 헌책방이 많을 때는《삼국지》중 중간에 한권이 비어도 다른 헌책방에서 살 수 있을 줄 알고 그걸 사기도 했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을 구하게 됐을 때는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책을 갖게 된 것 같은 그런 느낌과 재미가 헌책방이 사라짐으로써 사라지게 됐다는 류의 이야기는 그래봤었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였죠.
쉽게 이야기하면 판매와 유통이 기업화가 되면서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같이 됐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다.
영화관도 잘 나가는 혹은 각 영화관이 밀어주는 영화는 관객들이 접하기가 손쉬워진 반면, 잘 나가지 못하는 영화 같은 경우는 극장에서 빨리 사라지죠.
그만큼 관객이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책이 넘치는 시대에 '작가는 책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동진이나 빨간 책방의 게스트들은 소장도서가 이동진 못지 않게 굉장한 수준들이어서 책이 그만큼 많이 있으면 책을 읽고, 보고, 쓰는 것 못지 않게, 책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보관하는 것이 굉장한 일거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동진은 그를 위해 도서관 책 분류법처럼 책을 분류하려고 시도도 해본 듯 한데, 개인소장도서는 아무래도 그런 분류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마도 이러한 이야기들이 《장서의 괴로움》이나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에도 나오는 듯 합니다.
많아야 몇 백권 밖에 없는 저로써는 이런 이야기들이 개인적이고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그렇게 책이 많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죠.
그리고, 영화 같은데 나오는 ('작업의 정석'이나 '섀도운 헌터스: 뼈의 도시' 기타 등등) 거대한 책장들과 수많은 책들을 부러워하는 저로써는 이런 책에 대한 고민들이나 번잡함마저도 부러울 따름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전자책과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왔습니다.
이는 책의 미래와도 관련된 이야기죠.
이동진이나, 중혁 작가, 다희 작가는 종이책에 익숙한 세대들이어서 촉감이 없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익숙한 세대에겐 종이책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장서의 괴로움》에는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는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기록장치나 기록매체의 발달은 예측불가능한 측면이 있어서 미래를 무조건적으로 낙관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질 않습니다.
불과 10년 전만에도 생산되던 것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말이죠.
이동진의 빨간책방 작가들처럼 종이책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리고 당분간은 종이책이 더 지속하리란 생각하지만 미래의 어느 시기에 사라질 수도 있단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끝으로 책과 관련한 명언 한 소개해드리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 데카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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