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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不信)의 시대

by ILoveCinemusic[리뷰9단] 2008.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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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할 시점입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새해가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은 기분은 저만의 소회(所懷)일까요?
아마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를 어렵다고 말합니다.
라디오의 사연에서도 TV에서도...
경기 침체가 개인의 심정의 침체도 가져왔네요 ㅜㅜ
어쨌든 다가올 2009 기축년(己丑年)에는 소처럼 우직하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면서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올해의 화두(話頭)=올해의 최대 이슈(issue)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저는 단언컨대 미국발 경제 위기가 불러 들인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 미국의 경제 위기의 원인은 뭘까요?

소로스는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택 버블 위에 지난 25년간의 유동성 버블이 얹혀 슈퍼 버블을 만들었다"고 진단하고 "이제 더 이상 거품을 지탱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고 미국 주택대출시장은 완전히 붕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8.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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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조지 소로스의 말처럼 각종 버블이 종합적으로 지난 세월 동안 작용하여 현 사태를
낳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신용경색, 신용위기...
매일매일 쏟아지는 매스 미디어에서 최근 몇 달간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들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1997년 당시 IMF 금융 위기를 겪었습니다.
나라가 망하는거 아닌가 하고 걱정들도 많이 하고, 구조 조정이다 해서 대량 실업자 양산으로 어려운 가정이 참 많았더랬죠. 망해가는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죽어가는 기업을 살리기도 했고, 금모으기 운동도 하고 참 슬기롭게 위기를 잘 이겨내왔습니다.
그러한 결과로 4년이 안되어 IMF를 졸업하였었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접하는 미국의 뉴스를 들으면서 우리가 겪었던 IMF 때의 상황과 참 많이 유사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가가 몇 퍼센트가 하락했다는 둥...
어려워진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네 마네....
구조 조정이다 해서 대량 실업자가 나올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

하지만, IMF 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신용경색에 이어진 신용 붕괴라는 것입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믿을 수 없다는 거지요.
언제 망할 지 모른다는 겁니다.
은행이 본연의 업무를 하지 않고, 기업은 이로 인해 유동성의 위기를 겪다가 도산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업과 기업간, 기업과 은행간, 기업과 개인간 모두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러들인 경기 침체는 지금 전 세계가 헤쳐나가야 할 일입니다.

그럼 경제 이야기는 그만하고 시야를 좀 바꿔볼까요?
국내에서의 신용위기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대기업에서 생산되는 물건들 믿고 사실 수 있나요?
과자, 햄버거, 피자, 심지어 우리가 점심값 내고 먹는 식당 음식들 완전히 믿고 먹을 수 있습니까?
저두 군것질 무지 좋아했습니다.
밥은 안먹어도 과자는 먹어야 했었죠.

과자를 끊었다!

과자를 끊었습니다.
쥐우깡 파문 때만 해도 뭐,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쥐우깡말고 다른 회사 제품은 계속 사먹었습니다.
하지만, 쥐우깡부터 발단된 우리의 먹을거리 파문은 계속되었습니다.
멜라닌 파문, 중국산 고춧가루, 중국산 김치, 음식점의 재탕,삼탕 반찬들...

멜라닌 파문 이후로는 그 좋아하던 피자도 끊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 동네에 있던 피자 가게가 하나둘씩 망해가고 있습니다.
경제 침체에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낳은 결과죠.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식당도 되도록이면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용에 대해 예를 든 것은 두 가지 뿐입니다.
아마 귀가 따갑게 들어서 모두 다 아시는 얘기일 겁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이 신용에 대한 문제는 참 심각한 것입니다.
공적자금 투입이다, 증시부양책이다, 경기부양책이다, 환율 방어다 해서 각종 경제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책이 없는 것도 이러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不信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인류의 문명은 계속 앞으로만 향해 가는 진화(進化)만 하는 걸까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행기가 날아 다니고, 우주 탐사를 한다고 해서 인류의 문명이 진화만 한다고 볼 수 있습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2008년 오늘을 살아 가는 우리 인류의 의식은 퇴화(退化)했다고 생각합니다.
퇴화를 부정하더라고 적어도 진화가 아닌 정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전통에는 후세에 권장할 만한 좋은 미덕들이 많았습니다.
산업화다 현대화다 세계화다 하면서 산업의 발전을 촉진해왔던 국가 정책과 과학의 발달 이면에는 이러한 의식의 발달에 대한 외면, 전통적인 미덕들에 대한 외면, 인간으로써 지켜야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소양들에 대한 외면들이 있습니다.
신용의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 조상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해왔더라면 발생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병폐이지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의 위기를 단지 경제의 위기만으로 치부해버리고 만다면 언제든 다시 이러한 위기가 도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 정(情), 가족, 신용(믿음)...

인류가 지켜내야 할 가장 기본적이지만 소중한 덕목들입니다.
우리는 지금 不信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또 어떻게 이러한 믿음을 지켜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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