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탄생>이 <공부의 신> 후속으로 KBS 월화드라마의 안방을 책임지며 12%의 무난한 시청률을 보이면서 출발하였다.
1회 방영분은 '생계형 재벌녀'로 출연하는 이신미(이보영)의 재벌답지 않은 행동들과 재벌의 숨겨진 아들임을 자처하며 재벌인양 행동하는 호텔리어 최석봉(지현우)등 개성을 갖춘 등장인물의 소개와 누구나가 꿈에 그리는 재벌가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한 소재와 전개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신미의 캐릭터와 부태희(이시영)의 캐릭터가 약간 겹쳐지는 것이 아쉽다.
우선 두 캐릭터를 약간 부연 설명 하자면 그녀들의 외모에 걸맞는 캐릭터 설정과 패션 코디엔 후한 점수를 매겨도 아까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헌데,
이신미는 전회에서 '생계형 재벌녀'란 컨셉을 유감 없이 발휘하였다. 브레이크 자주 잡으면 기름값 많이 드니 운전습관 고치라는 둥,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무료 샘플을 챙기는 모습이라든가, 햇볕 잘드는데 불은 왜 켜놓냐며 전기값, 수도세 아끼는 그야말로 짠순이의 모습이 유감없이 발휘되며 이보영의 약간 새침한 이미지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반면, 부태희는 그야말로 철없는 막내 같은, 버릇 없이 자란 재벌가의 싸가지 없는 컨셉이다. 앞으로, 안티가 좀 생길 캐릭터 같다.
그야말로 안하무인격이다.
컨셉이 겹친다고 느낀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신미나 부태희나 드라마의 표현처럼 '로열 패밀리'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안하무인격이다.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나
마치 돈이 많은 재벌들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의 컨셉은 부태희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호감가던 이신미의 캐릭터가 비호감으로 변신하기 일보직전이다.
이렇게 되면 최석봉 캐릭터만 살게 된다.
주인공이 최석봉이긴 하나 이렇게 간다면 시청률은 크게 진일보하기 힘들다고 본다.
지현우만의 드라마는 아니지 않은가?
<부자의 탄생>이라는 제목처럼 이 드라마는 최석봉이 '부자'가 되는 좌충우돌 성공담을 그려나갈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자를 동경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이유에서 '부자'라는 이미지를 동경하는 것일 것이고, 우리나라 사회가 외국의 경우처럼 아직 존경할 만한 부자를 배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후자에 속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태희 하나로 부족해 이신미까지 그러한 컨셉으로 곁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청자는 최석봉의 성공담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찾게 될 터인데, 부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이 드라마가 갖는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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