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노트 중 인트로 부분을 일부러 옮겨 온 이유는 이렇게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실종된 아이들 중 극히 일부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많은 실종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자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 <파괴된 사나이>.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이러한 실종된 아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파괴된 사나이>의 주인공인 주영수(김명민 분)처럼 아이가 이미 죽었다고 포기하고만 것은 아닌지......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의 전작인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를 보면 <파괴된 사나이>의 줄거리와 스토리라인 속에서 그러한 종교적 관점을 완전히 배제 시키면서 리뷰를 쓴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이란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일 것입니다.
그러한 아이가 납치범에게 납치가 되었다면, 주영수와 같이 심신이 파괴되고, 하나님을 굳건히 믿던 믿음마저 파괴될 것이며, 그 영혼조차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파괴된 사나이>는 자신의 전부였던 딸을 납치범에게 유괴당하여, 마음과 영혼에 상처를 입고 '모든 것이 파괴 되어 가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연기 본좌 김명민과 근래 보기 드문 완벽한 시나리오의 조합
배우 김명민은 <하얀거탑><불멸의 이순신><베토벤 바이러스>등의 드라마로 스크린보다는 드라마 속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해 왔습니다.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는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의 인기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한 작품일 것입니다.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휩쓸며, '연기 본좌'라는 닉네임을 얻은 김명민은 <내 사랑 내 곁에>로 루게릭병 환자역을 맡으며 초인적인 체중감량을 하며 혼신의 연기를 펼쳐, 청룡상 남우주연상과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연기력에 있어서 '연기 그 자체가 되어가는 배우' 김명민, 그가 선택한 작품은 그의 팬들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작품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한 그가 선택한 <파괴된 사나이>는 김명민의 연기력과 근래에 보기 드문 거의 완벽한 시나리오와의 최상의 궁합이지 싶습니다.
작품성 뿐만 아니라 흥행성 또한 겸비한 <파괴된 사나이>......
제 예상 관객수는 200~300만 정도는 들 듯 합니다.
그 이상의 관객수를 기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주는 느낌이 <그 놈 목소리>와 유사하다는데서, 작품의 신선도가 조금 떨어진다는데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엄기준의 재발견!
<파괴된 사나이>는 납치범 최병철 역을 맡은 엄기준의 연기를 재발견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아마도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누드씬, 첫 악역의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여튼, 엄기준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의미가 깊은 영화가 될 것 같네요.
훌륭한 조연, 훌륭한 악역이 있어야만 작품이 산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할 것입니다.
엄기준의 연기는 연기 본좌 김명민에 전혀 밀리지 않는, 손색 없는 사이코패스 역을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밀양>을 보면 주인공 신애(전도연 분)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을 하나님의 사랑과 성서에 나오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계명을 실천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을 보면 '용서'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밀양>의 영화 영어 제목은 'Secret Sunshine'인데요, <밀양>은 성서적 의미의 '사랑','용서' 등의 의미에 대해 깊게 고찰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파괴된 사나이> 또한 그러한 성서적 물음, 즉, '절실한 믿음'에 대해서 고찰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파괴된 사나이>가 종교 영화라고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파괴된 사나이>는 드라마,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목사였던 주영수에게 그러한 '용서'는 쉬운 것일까요?
목사 또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원수에 대한 용서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리키면서 정작 원수를 용서하지 못하는 주영수과 원수를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았던 신애의 모습이 겹치는 것은 저만의 시선일까요?
딸 혜린이 실종된지 8년이 흘렀건만, 주영수와는 달리 민경(박주미)은 여전히 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민경은 딸이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딸을 반드시 찾아 내겠다는 절실함이 있습니다.
딸이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영수완 달리 "혜린이를 찾을 수만 있다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죽겠다."는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펼치는 박주미.
8년 후......딸은 살아 있었다!
딸을 찾아...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8년이 지난 후, 모든 것이 바뀐 상황에서 영민은 납치범으로부터 딸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다시 피말리는 납치범과의 협상이 진행됩니다.
"저를 한 번도 잊지 않고 찾으셨어요?"
딸 혜린(김소현 분)이 주영수에게 이렇게 묻는 대사 속에서 저는 두 가지의 의미를 느꼈습니다.
그토록 절실하게 하나님을 찾아 기도한 적이 있느냐는 종교적인 질문과 혜린이 지난 8년 동안 이미 죽었으리라고 포기하고 있던 영수에게 스스로를 자책하게 하는 질문이라는 의미였죠.
즉, 글 서두와 본문 중간에 언급하였듯이, '절실한 믿음', '흔들리지 않는 신앙심'이라는 이 영화의 저변에 깔린 종교적인 각성과 실종된 아이들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찾아 내기 위해 노력하자는 표면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대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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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목소리- 완전범죄는 이대로 실현되고 말 것인가?
밀양- 당신은 숨겨진 빛을 보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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