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당신은 숨겨진 빛을 보았나요?
<영화리뷰 35번째 이야기>
2010 설특선영화
원제: Secret Sunshine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러닝타임: 142분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도연에게 칸영화제와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케한 그 영화 <밀양>...
이외에도 각종 수상식을 휩쓴 그 영화 <밀양>을 설연휴 특선영화로 만났습니다.
이 영화 속에 어떠한 매력이 있어서 그러한 수많은 상들을 이 영화가 수상하게 했을까 하면서 영화를 감상하였네요.
영화의 제목은 잘지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밀양으로 내려오던 국도의 한 곳에서 차가 고장나고......
카센터를 하는 종찬은 차를 고치기 위해 이 곳에서 신애를 만납니다.
"밀양은 어떤 곳이에요?"
"밀양애? ......."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로 밀양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설명하던 종찬에게 신애는 밀양의 의미를 말해주며, 종찬을 약간 무안하게 만듭니다.
"꿀 밀(蜜), 별 양(陽)"이란 뜻이라면서...
그렇게 그들의 만남은 시작되었고, 노총각 종찬의 마음 속에는 이 때부터 사랑이 싹틔기 시작한지도 모르겠네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정착할 집을 소개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차리자 학원이 잘되도록 아이들을 소개해주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을 써주는 종찬에게 신애는 무덤덤해 하며 오히려 종찬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약간 건들거리는 종찬은 자기 스타일도 아니고, 딴생각을 먹기엔 아직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그녀의 맘 속에는 세상을 떠난 남편과 그가 남긴 아들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찾아서 살던 곳을 등지고 밀양까지 내려오지 않았던가?
안타깝다.
참으로 안타깝네요.
운명도 이런 기구한 운명이 있을까요?
남편을 잃은 그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밀양에 내려온지 얼마되지도 않았건만, 신애는 애지중지하는 하나 뿐인 아들을 유괴 당하고 맙니다.
종찬에게 도움을 청하려 카센터까지 갔다가 아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발걸음을 돌리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연자실하게 도로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는 신애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불행히도 아들은 유괴범에 의해 주검이 되고 맙니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신애를 보면서 약국에서 "저 하나도 불행하지 않아요."라며 말하던 신애의 모습이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요?
급기야 신애는 자기 아들을 유괴하고 살인한 그자를 용서하겠다면서, 그에게 면회를 신청합니다.
"그냥 맘 속으로 용서하면 되지, 굳이 얼굴보고 '니를 용서한다' 할 필요 있겠심미꺼?"
목사도 말리고, 종찬도 말리지만 신애의 뜻을 꺾지 못하고 그녀가 하자는대로 바라만 볼 뿐입니다.
종찬의 사랑은 적극적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녀를 늘 따르고 바라보면서, 그녀가 손을 내밀면 언제든 잡을 수 있을 만큼의 거리에 존재합니다.
빛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마치 잡을 수 없는 것처럼요......
하나님의 사랑 또한 마찬가지 같습니다.
신애는 그 살인자를 하나님의 뜻대로 용서하기 위해 만났으나, 그 살인자는 이미 주님을 맘 속에 영접한 듯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지난 과오를 뉘우치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의 용서를 입었다고 그래서 다 용서를 받았다고......
신애는 살인자가 자신과는 달리 마음의 평온을 가지고, 오히려 성령을 입은 자신은 그것이 착각이었고, 이 살인자가 진정으로 성령을 입은 듯 한 모습과 태도에 면회가 끝난 후 충격을 받고 실신하고 맙니다.
자신은 남편과 아들을 잃고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살인을 한 자는 오히려 성령의 은총을 입고 평온한 마음을 가지다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하나님인가요?
신애가 그 살인자를 면회하는 것을 지켜본 종찬은 신애의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신애는 그동안 자신을 위로하고, 의지하던 하나님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마음의 갈등과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신분열증 증세까지 나타냅니다.
교회에 가서 소란을 피우고, 자신을 교회에 데리고 간 약국의 약사 남편을 꼬셔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몸으로 직접 실천(?)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신방집회의 약사집에 돌을 던지고, 설교를 하는 집회에 '거짓말이야'라는 노래 CD를 틀고, 마침내는 자신의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하고 맙니다.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신애의 곁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종찬이 있었습니다.
신애는 종찬이 사 준 새 옷을 입고, 머리를 다듬고 싶다며 종찬이 데리고 간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습니다.
하지만, 미용사가 살인자의 딸인 것을 알고는 신경질적으로 도중에 미용실을 나오면서 어리둥절하는 종찬에게 왜 하필 이 시간에, 왜 하필 여기로 왔느냐면서 따지듯이 묻습니다.
종찬은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신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기에 어리둥절해 할 뿐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머리를 가위로 스스로 다듬는 신애를 뒤따라와서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제가 거울 들어줘도 되지예?"하면서 신애의 앞에 서서 거울을 빛춰 주는 종찬.
그 인상적인 모습으로 <밀양>은 끝이 나게 됩니다.
마음 속 깊이 절망을 맛보고, 마음 속 깊이 그늘이 진 신애에게 거울에 반사되는 빛처럼 종찬이 그녀의 그늘진 마음을 빛으로, 사랑으로 가득 채워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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