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1>
당첨이벤트명: 위드블로그 캠페인
당첨도서: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원제: 龍神の雨
작가: 미치오 슈스케
독서방법: 정독
용(龍, Dragon)
상상의 동물인 용은 동양과 서양에 있어서 그 의미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동양에서의 용은 신성시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용을 고유어로 '미르'라고 일컬었는데, 용의 이미지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과 비슷한 듯 합니다.
용이 신성시 되는 이유로써는 비바람을 자유자재로 부린다고 믿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또한, 용하면 떠오르는 여의주의 존재 때문이기도 한데, '여의주(如意珠)'는 '뜻한 바대로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서양에서의 용은 해로운 존재로 인식이 되었는데, 이러한 영향은 신화적·종교적인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용의 생김이 뱀과 유사하며, 용의 뿔이 악마의 그것처럼 유사한 면도 있고, 또한 그리스도교에서는 악마를 나타내는 단어 중에 드래곤과 유사한 단어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게의 용은 12지신 중 5번째의 동물입니다.
子丑寅卯辰......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의 플랫도 5장의 구성으로 끝이 납니다.
제가 서두에 이런 말을 꺼낸 이유는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龍神の雨)>라는 책의 제목에 대해서 호기심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왜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라고 책의 제목을 지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간적 동질성
이 소설은 렌·가에데 남매의 이야기와 다쓰야·게이스케 형제의 두 가족의 이야기가 '비가 내리는 마을'이라는 공간적으로 다소간의 동질성을 가지고서 펼쳐집니다.
서로가 가진 삶에 대한 내적인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비가 주는 기운과 같이 우울함을 줍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울함에서 서로 닮아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들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과 심리는 모두 가족의 부재에서 옵니다.
렌 남매나 다쓰야 형제나 모두 친부모가 없습니다. 결손 가정인 셈이지요.
공교롭게도 살아 생전 새 가족을 재혼으로 맞이했으나, 친부모가 모두 죽고, 남과 다름 없는 양아버지, 양어머니와 살아가고 있는 상태죠.
새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렌
그런 오빠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가에데
엄마를 죽인 것은 새엄마라고 되뇌는 다쓰야
엄마를 죽인 것은 자신이라고 자책하는 게이스케
시간적 동질성
렌의 여동생인 가에데는 그를 죽이게 되었다고 렌에게 말하게 됩니다.
가에데는 렌에게 이 사실을 밝히고, 렌을 도와 시체를 유기합니다.
렌이 일하는 가게에 도둑질을 하러 갔던 다쓰야 형제는 동일한 시각 그들의 시체 유기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다쓰야는 시체의 목에 감겨 있던 피묻은 스카프를 주워서 돌아오게 되지요.
여기까지 읽게 되었을 때,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습니다.
일본의 전설 속의 뱀을 베는 일본 신의 이야기가 하나 들어 있는데요.
이 이야기와 결부된 렌의 성씨가 그 신과 유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쓰야란 이름도 용과 관련이 있는 이름입니다.
작가가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에 집착한 이유는 작가의 표현을 빌어 쓰자면 이렇습니다.
「상상은 사람을 집어삼킨다. 관념의 산물인 용이 인간을 뱃 속 저 깊은 곳으로 삼켜버리듯이.」
이 표현을 살짝 바꾸자면 상상은 의심 혹은 신뢰로 바꿔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가족 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사건에 대한 유기적 관련성
시간과 공간적 동질성을 지닌 두 가족의 이야기는 렌과 가에데의 양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이 소설의 핵심 사건으로 유기적 관련성을 지닌 채 맺어지게 됩니다. 각기 다른 길을 달리던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죠.
옮긴 이에 따르면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의 작풍은 초반에는 독자를 잘못된 이해를 하게끔 고의적으로 유도하고, 후반부에 가서 보란듯이 뒤집는 기술이 뛰어난데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소설 구성과 반전은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치밀한 구성과 놀라운 반전
<용의 손은 물게 물들고>는 전반부는 인물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내려가는 속도가 다소 지겨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접어들게 되면 비가 내리는 소설 속 공간에서 천둥, 번개가 치듯이 놀라운 반전 때문에 읽어 내려가는 속도가 배가 되는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치소 슈스케란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하지만, 이러한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대단한 반전은 독자에게 아주 인상적으로 그의 이름을 되새기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래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주시면 복(福) 받으실거에요. Abracadabra~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