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김태희 분)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부정하며 황실 재건을 꿈꾸는 대한그룹의 회장(이순재 분)이 기뻐하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 일에는 자신의 아버지의 무덤에 절을 올리는 것을 포함하여, 공주가 되는 것까지도 말이죠.
하지만, 회장은 전재산을 황실 재건을 위해 기부하기로 하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대통령)에게도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된 박해영(송승헌 분)은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이설을 도와 유학 보내려고 하죠.
유학 수속을 밟던 중 이설은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하고, 해영과 함께 회장의 포위망을 잠시 벗어나게 됩니다. 이 와중에서 이설은 어머니에게 쓴 작별 편지와 헌금 봉투를 헷갈려 교인들에게 해영과 결혼할 사이로 오해를 사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밝힌 연애 편지를 남정우 교수(류수영 분)에게서 회수하려고 하다가 이설이 마지막 공주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한바탕 탈출극을 벌이게 되지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렇게 가짜 연인 행세를 하다가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실제상황에서는 이런 가짜 연인 작전이 얼마나 성공 확률이 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해영의 볼늘이기 신공에 이설은 잠자는 해영의 속눈썹을 만지작거리면서 자신의 속눈썹과 비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안구정화커플이라는 이들의 훈훈한 애정행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설은 어차피 언론 보도까지 된 마당에 자신의 아버지가 도둑에 온갖 협잡을 일삼는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인식을 받는 것이 두려워 그것을 바로 잡고자 합니다.
"저 유학 안가면 안되요? 아버지가 그런 사람 아니라는거 밝혀낼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보도한 사람들에게 사과 받을거에요."
캬~효녀 심청이 따로 없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부인하며 공주까지 고사하더니,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아는 젤 힘쎈 사람(대한 그룹 회장)의 힘을 이용하려 합니다. 자신이 공주가 될 자격이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었고, 자신에 의해 모든 것을 잃게 된 해영을 위하는 마음도 있었던 이설이지만 아버지 문제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네요.
이런 이설이 맘 속 갈등을 때리고 있을 때 식당 요리사(이기광 분)이 회장에게 제보를 하여 이설을 모시러 옵니다. 이설은 이제 공주가 되는 일만 남았네요. 으리번쩍한 궁전과 수많은 시종들이 그녀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지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얹었을 뿐이라던 황정민은 그래도 숟가락 하나 얹는 양심은 있었지만, 이설이 공주가 되는 것은 숟가락 놓는 수고도 필요 없겠네요. 그냥 입만 벌리면 밥도 떠먹여줄 기세입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