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에게는 선한 인물로, 자신에게 야박하게 대하는 이에게는 야박하게 대하는... 인물들 간의 대조적인 관계 정립을 하게 될 야누스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야심을 숨겨 놓은 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지훈(지성 분)마저도 이용하려 하면서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는 것일까요?
지금껏 공회장의 멸시와 모멸감을 인내해왔던 인숙은 이번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에서의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듯 합니다.
정치후원금 사건으로 인해서 위기에 처한 JK,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진여사(오미희 분)의 등장, 알쏭달쏭한 JK家 수석집사인 엄기도(전노민 분)와 인숙의 관계...그리고 위기에 처한 JK그룹을 구해줄 유일한 키인 진여사와 인숙의 절친사이...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인숙의 오랜 인고의 세월이 만들어 낸 치밀한 복수극의 서막일지도 모릅니다. <타짜>의 어투를 빌리자면 공회장 같은 거물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그만큼 철두철미한 '작업'을 하는 것이고, <모범시민>의 스페셜리스트처럼 인내의 세월 속에 숨어 있는 복수의 칼날을 인숙이 꺼내 들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복수의 칼날의 도구로써 인숙이 가진 히든 카드가 지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네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제 상상으로 그칠 수도 있어요. 아직은 스토리가 딱 이거다! 하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간다고 보기보단, 시청자로 하여금 무수한 추측을 가능케하는 '열린 전개' 방식으로 봐야할 듯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청을 하며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시청자에게 던져진 미끼(?)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토록 유도하면서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궁금증이 풀리면서 엄청난 반전을 도모하는 그런 류의 드라마들 있잖아요.
벌레 취급을 받던 인숙, JK그룹을 구하다
인숙은 그동안 공회장에게 받았던 설움을 눈물로 호소하며 "금치산자 취급까지 하시더니 이제 JK를 위해서 일해 달란거에요? 전 못해요. 어머니~"
"그래, 처음으로 니가 사람같아 보이는구나. 밟으면 꿈틀이라도 해야 예의인게야. 니가 하지 싫어도 하게 될거다."
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받던 인숙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의 위기에 처한 JK그룹을 구할 키를 지닌 진여사와 친자매와도 같은 친분을 지닌 인숙을 이용하려는 공회장은 이번 일을 성사시킬 경우 인숙의 금치산자 판정을 풀어주겠다는 거래를 합니다. 금치산자로 몰아 양육권을 빼앗으려는 공회장이었기에 매우 파격적인 조건이랄 수 있지요.
인숙은 진여사를 찾아가 눈물의 애원을 하며 일을 성사시키게 됩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JK그룹에서는 인숙을 다시 보게 됩니다.
JK그룹의 후계자 구도의 새로운 다크호스
첫째의 유리한 고지...무릎까지 꿇는 굴욕을 당하였으나 절치부심하고 있을 막내 동서...그리고 미인계로 지성을 유혹하려는 JK가의 프린세스... 인숙은 그동안 JK그룹의 권력승계에 있어서 후계자들 중 그동안 완전히 배제되어 온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서 후계구도에 살짝 발끝을 담군 셈이라고도 보여집니다. 물론 JK家의 그 누구도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겠지만 말이죠. 인숙은 JK가의 둘째 며느리로 첫째 동서(전미선)와 셋째 동서(서유정) 그리고 공회장의 딸(차예련)으로 이뤄진 권력승계의 치열한 삼각구도에 직접적으로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나비의 날개짓을 시작했다고나 할까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