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43번째 이야기> 원제: Blood: The Last Vampire(2009) 러닝타임: 86분 장르: 액션, 공포, 스릴러 감독: 크리스 나혼 출연: 전지현, 코유키, 앨리슨 밀러, 조이 아나야, 제이제이 페일드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관람매체: CH CGV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인 <블러드>의 흥행 실패 원인을 개인적으로 판단해보니 세가지 정도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 기술에 의한 액션
액션을 못하는 사람에게 액션을 요구하면 영화는 관객을 속이기 위해 CG를 이용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장동건의 헐리웃 진출작인 <워리어스 웨이>와 <블러드>는 흥행참패라는 공통분모 속에 리얼 액션이 아닌 카메라의 기술에 의한 액션씬이라는 공통함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액션의 기승전결 중에서 카메라 기술과 편집에 의해서 기(시작)와 결(끝)만이 있을 뿐 중간 과정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비쥬얼적인 보여주기식 액션씬은 스피디하게 느껴질 수는 있을지 몰라도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잘못된 영화 홍보
<블러드>는 개봉 당시 전지현의 헐리웃 진출작이라는데에만 홍보를 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습니다. 홍보 당사자들은 '전지현'이라는 이름이 갖는 네임밸류가 티켓파워로 이어지길 바랬겠지요. 물론 이런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단지 전지현이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들도 분명히 있었을테니까요.
그런데 <블러드>가 애니메이션인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리메이크 영화이고, <공각기동대>의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가 쓴 소설인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야수들의 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뜨면 이런 부분도 당연히 부각이 될테지만 <블러드>의 경우는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이런 사실조차도 사장이 되어버린 셈이죠.
이런 사실을 모르고 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의 단점 밖에는 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인 전지현이 헐리웃식 뱀파이어 영화로 시작하여 사무라이식의 액션을 보이다가 일본식 괴수 영화로 끝맺음을 하는 내용에 대해서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매우 비호감적으로 생각을 할테고 말이죠. 관객들이 가질 수 있는 일본에 대한 비호감이나 선입견을 없애는데 있어서 영화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액션씬만을 놓고 본다면 전지현의 액션씬보다는 쿠라타 야스아키의 액션씬이 볼만합니다. 와이어 액션과 적절한 CG가 뒤섞여 있어서 닌자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협액션이 흥미롭지요.
난해한 스토리
왜 전지현이나 장동건이나 헐리웃에만 가면 대사가 없어지는 병에 걸리는걸까요? 몸으로 하는 액션도 잘해야겠으나 대사도 좀 길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대사가 워낙에 필요한 부분만 있으니 스토리를 풀어내는데 있어서 미흡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스토리는 대충 이러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지닌 채 뱀파이어와 싸움을 벌이는 사야(전지현 분)의 최종목표는 뱀파이어의 수장인 오나겐에게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오나겐의 존재가 미스터리라는 것이죠.
애써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면 인간은 선이고 뱀파이어는 악이라는 이원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데 이 인간과 뱀파이어의 이원적 세계관은 영화의 세계관일 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선악을 결정짓는 세계관이기도 하다는 점이죠. 즉 오나겐은 사야의 마음 속에 깃든 악의 모태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 한데 이러한 선악의 대결은 인류가 지속되는 한 영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자 한 듯 합니다.
언어적 문제는 해외진출 전에 해결해야
보아 같은 경우는 일본과 미국 진출을 하기 위해서 언어적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진출을 하였습니다. 최근 아이돌 그룹의 경우도 대부분 마찬가지죠. 한마디로 개인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사의 시스템 자체가 준비완료 상태에서 진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하겠습니다. 헌데, 장동건이나 전지현의 경우는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고 진출을 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국내의 인기만을 바탕으로 하고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진출한다면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드문 위치에 있지만 해외로 진출하게 되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국내 우위의 경쟁력만을 믿고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민다는 것은 섣부른 일이 아닐까요? 애써 쌓아올린 인기가 한 편의 흥행실패로 인해서 큰 이미지의 실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의 해외진출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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