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이 득세하여 수양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역모의 누명을 쓴 일족들은 노비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이며 승유 또한 목숨은 부지하였으나 한명회 일당이 유배 가는 승유를 죽이기 위해서 뒤따르고 있지요.
지금의 승유의 처지를 보면서 '운명'이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세령과 승유의 비극적 사랑은『금계필담』이란 야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은 '계유정난'은 실제로 있었던 핏빛의 역사이기에 '그 역사 속에서 스러져간 인물들의 운명이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왕위를 찬탈하려는 수양대군과 정통성을 지키려는 김종서, 둘 사이에서 애초부터 타협점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양대군은 타고난 왕재를 지닌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인데, 이러한 인물이 왕위계승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일테지요. 이에 하늘의 뜻을 거역하며 스스로를 왕좌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각오할 수 밖에는 없었겠지요.
승자의 기록에 의한 역사이니 그 역사 속의 승자는 수양대군이며, 주인공 또한 수양대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헌데, 정사에 기록되지 않는 야사의 한 켠에서 존재하였는지 혹은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를 세령과 승유의 로맨스를 끄집어내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낸 것은 작가의 탁월한 역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수의 칼날
승유: "내 손으로 너와 니 애비의 숨통을 끊어 놓을 것이야!"
가족을 잃고, 친구로부터 신의를 잃고, 사랑마저 잃은 승유의 절규는 자신의 운명을 향한 외침이 아니었을까요? 세령으로부터 목숨을 건진 사실을 건네 들었지만 그것은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며 말하는 승유의 마음 속에는 세령과의 지난 날들이 모두 잊혀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유배를 가는 중, 천신만고 끝에 탈출을 한 승유는 한명회 일당의 추격을 받아 쫓기게 됩니다. 추적자 중 김종서를 죽인 이를 발견한 승유는 복수심에 활활 타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끝내 그 놈의 배에 칼을 깊이 꽂습니다. 삶의 이유가 없던 승유가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KBS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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