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 그만 물러가거라. 가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벗에게 칼을 겨눈 네 놈에겐 이야기해줘봤자 소 귀에 경 읽기 아니겠느냐.
사육신, 불사이군의 충절
유교가 국가의 통치이념이었던 조선시대에게 한 임금에 대한 충절은 이처럼 죽음마저도 초개처럼 버릴 수 있게 하는 것일까요? 승유가 파옥을 하여 정종과 스승을 구하려 하지만 이들은 파옥을 거부하고 참형을 맞이할 것을 선택합니다. 청사에 기록을 남겨 세조의 무도함을 남기고 자신들의 충절을 남기기 위함이죠. 정종은 경혜공주를, 스승과 나머지 사육신은 상왕와 후일의 기약을 승유에게 맡깁니다. 김종서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 그리고 정종과 사육신의 몫까지 온전히 살아 남은 승유의 몫이 되었습니다. 승유는 살아 있음으로 인해서 다시 한 번 존경하는 스승과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삶의 육중한 무게를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경혜공주가 정종을 살리기 위해서 세조에게 무릎을 꿇고 굴욕적인 목숨 구걸을 하여 정종을 살려내지만 정종은 차라리 깨끗하게 죽음을 택할지언정 수치스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은 심정일 것입니다.
승유도 차라리 정종처럼 깨끗하게 죽음을 택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도 한 번 쯤은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종이 경혜공주를 위해서 살아내어야 하듯이, 승유 또한 살아가야 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머리를 자름으로 부녀지간의 인연을 끊다
사육신의 죽음, 단종을 노산군으로 떨어뜨리고 유배를 보내는 세조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는 세령은 더 이상 세조를 자신의 아비로 인정하기가 힘겨운 듯 합니다.
세령: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하였습니다. 더 이상은 부녀지간의 인연을 이어가지 않겠습니다. 궁 밖을 나가 지낼 것입니다."
드라마가 시작할 때 세령이 공주의 의복을 입음으로써 공주가 되었으나, 궁녀로 변복을 하여 궁을 나가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세령의 신분 변화에 대한 힌트가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하였는데 그 생각이 이런 세령의 태도로 볼 때 확실해지는 듯 합니다. 부녀의 인연을 끊었으니 이제 승유의 마음만 돌리면 될 것입니다. 정말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죽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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