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보게 되면 정말 적재적소에 들어 맞는 캐릭터들의 실감나는 연기 때문에 재미를 더하게 됩니다. 아들을 사칭해서 돈을 뜯어 내는 사기꾼이나 방이숙(조윤희 분)과 티격태격 중인 천재용(이희준 분)과 같은 캐릭터들 말이죠. 연기가 생활인 강부자님이나 장용, 윤여정 등의 연기고수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구요.
천재용은 차윤희에게 과외를 배운 과외제자인데, 젊지만 상당히 고지식한 인물로 보입니다. 유교적인 가치관,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뭐 이런 구시대적인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거기에 더해 능글맞기까지 합니다. 차윤희를 짝사랑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차윤희가 방송하는 협찬사의 책임자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죠.
천재용의 가치관을 보면 방정배의 아내인 고옥처럼 잘난 것 없는 남편이지만 남편과 짝짜꿍이 잘맞는 여자를 좋아할 듯 한데, 천재용도 이상하게 귀남처럼 자신과 잘 어울리지 않는 방이숙에게 끌리는 듯 합니다.
쓰레기를 뒤집어 씌운 첫만남에서 부터 시작해서 변변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전화를 맘대로 끊었다는 괘씸죄로 방이숙에게 치료비 5만원, 정신적 피해보상비 995만원, 총 1천만원의 거액을 변상하라는 문자를 보낸 천재용... 발끈한 방이숙은 천재용을 찾으려고 그가 시키는대로 목동에 갔다가 분당에 갔다가 하다가 급기야는 천재용의 차를 타고 운전하다 차사고를 내고 맙니다.
만날 때마다 이렇게 사건·사고가 나는데 이걸 보면 정말 둘 사이에 액땜이라도 한 번 해야겠네요. 말광량이 방이숙을 길들이려다가 애지중지 하는 애마를 저 지경을 만들어 놨으니...
천재용은 다투다가 자신의 속내를 방이숙에게 들키고 맙니다.
방이숙: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차 견적 보내 수리비는 낼테니까..."
방이숙은 천재용이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목동에서 분당까지 똥개 훈련 시키듯이 왔다갔다 하게 한 걸 알고는 냅다 천재용의 정강이를 걷어 찹니다.
천재용은 차사고에 정강이까지 채였으니 방이숙을 길들여 보려 했던 작전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간 셈이네요. 앞으로 이 커플 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합니다. 누가 누구를 길들일지 함 보자구요.^^
너무나 잘 맞아 한 쌍의 바퀴벌레를 보는 듯
차윤희·방귀남 커플과 방이숙·천재용이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 정반대인 이들이라면 방정배와 고옥은 헤어스타일도 비슷하고 성격도 찰떡궁합입니다. 남편이 아랫집에서 음식 냄새를 개코처럼 맡으면 바리바리 반찬통을 챙기는 아내이죠. 너무나 코드가 잘 맞아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벌레를 보는 듯 합니다.
알뜰살뜰한 것을 넘어서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지지리 궁상인 이들 커플이 형네 빌붙어 사는 이유가 있더군요. 방정배는 사업을 몇 차례나 말아 먹은 듯 합니다. 그런 방정배를 하늘 모시듯 떠받드는 고옥을 보면 현모는 아니어도 양처는 분명한 듯 하네요.
사람이 태어날 때 자기 복을 가지고 태어난다던데 방정배는 먹을 복과 아내복은 있는 듯 합니다. 이들 부부가 궁상 맞긴 하지만 돈에 큰 욕심이 없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알고 있는 듯 해요. 누구에게나 배울 만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이들 부부를 통해서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기 당해...
전막례(강부자 분)는 자기 손자라고 확신을 하고 대학 등록금을 하라면서 1천만원을 주고 말았습니다. 방귀남이 막아주길 바랬지만 엄청애의 두둔 때문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경찰에게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고 엄청애는 전막례가 돈을 건네준 직후 아들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며 이야기하죠.
전막례는 충격에 병원 신세고 엄청애도 이번에는 맞을 것이란 희망이 절망감으로 변하면서 하염 없이 울고 맙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대성통곡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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